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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줄리언 반스 지음, 신재실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누구나 한번쯤은
내 사람이 나를 만나기 전
누구를 만나서 어떻게 사랑을 했는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 지지않을까?
그녀와의 만남은 나에게 크나큰 축복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죽어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 였다.
그녀를 만남으로써 나는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삶이라는 것이 가슴떨리게 생동감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모자란것이 없고,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던 우리의 만남은
그녀의 옛 남자들..그 빌어먹을 영화.
그녀가 출연한 영화의 되먹지 않은
상대배우들때문에 뒤틀리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그들을 죽이고, 그들은 나를 비웃었다.
심지어 그들에게 동물의 내장을 보낸적도 있으며
이제는 그녀와 알고 지내는 모든 남자들이 의심스럽다.
나는 이 남자가 참 안타까웠다.
그들에게는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젊은시절 잠시 몸을 담았던
삼류영화를 한편 본 것 뿐이다.
(그녀는 그저 백치미를 자랑하는 여자 정도의 배역이었을뿐이다.)
어느날 갑자기 머리에 찡하고 들어온것처럼
그 이후로 그는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미친듯이 보러다닌다.
영화 뿐이라, 그녀가 갔던 여행지,
그녀가 그 여행지에서 남겨온 물건 하나하나...
모든것에서 흔적을 찾아나서는 그 남자가 참 불쌍했다.
그리고 그런 그 남자를 바라보는 그 여자 또한 불쌍했다.
그 남자는 그 여자를 사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여자 또한 그 남자를 사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다만..그들은 서로에게 말하지 않했을 뿐이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만마디 말보다 한마디의 사랑하다는 말이 중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에겐 그 한마디 말보다
더 중요한 많은 말들이 필요했던 것 같다.
by.jinna
[Aug. 03, 2006 ~ Aug. 06,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