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오기傳 - 활자 곰국 끓이는 여자
김미옥 지음 / 이유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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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오기 傳』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나도 사실 아픈 곳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나 내가 아픈 곳이 많은 사람인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가난’에서 만들어진 나의 모든 아픔이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SNS를 하면서, 더러 이런저런 그러나 나와 엇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아프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용기가 놀랍기도 했고, 위로도 되었다. 특히 김미옥 선생이 ‘유쾌한 버전’으로 들려주는 ‘아팠을 이야기’들은, 열등감 덩어리인 내 아픔의 뿌리를 흔들어, 고사 직전의 실핏줄이 배시시 살아나게 하였고, 나는 내 첫 시집에서도 더러 치부와, 아픔을 드러낼 수 있었다.”라고 써놓았었다. 그런데 『미오기 傳』 ‘프롤로그’ 말미에 “아픈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라고 쓴 작가의 바람을 읽으며,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아픔과 상처의 기억에서 자유로워지고 당당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또,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 되기를 원했다. 운은 어쩔 수 없어도 성격은 바꿀 수 있지 않겠는가? 나쁜 기억은 끝끝내 살아남는 무서운 생존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마음을 열면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내려놓을 수 있는 순간이 온다.”라고 밝혀놓았다. 우리는 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를 그토록 아프게 했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그리고 한 마음만 열면 그 무겁던 기억들이 흑백사진처럼 가벼워진다는 것을, 내려놓는 것이 최고의 상책임을, 그리고 오롯한 나로 다시 설 수 있다는 것을.

『미오기 傳』은 유쾌하다. 결코 즐겁고 유쾌할 리 없는 가난으로 빚어지는 온갖 형태들이 작가의 솔직 담백한 기술에 거침없이 유쾌하게 드러난다. 아들들을 지키려고 어린 딸을 매몰차게 대하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이해되게 하는 친조모 외조모 집안의 내력, 비열한 직장 상사에게 날리는 강펀치, 책 때문에 놓친 첫사랑, 그리고 책의 뒤로 갈수록 진지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솔직히 나의 지식이 달려 피력을 할 수 없다.

생전 책을 읽지 않는 딸아이에게 『미오기 傳』은 꼭 읽어보라고 당부를 했다. 이제 막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깊이 들여다보며 의기소침해지는 청년들과, 가난하다고 좌절하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도 『미오기 傳』이 읽히고 다 같이 씩씩하고 유쾌하게 살아가자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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