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할머니와 우당탕탕 가족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6
김여나 지음, 이명환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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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할머니와 우당탕탕 가족>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첫 인상은 가족보다 '해녀'에 집중됐어요. 해녀라는 소재가 제게 주는 위험함, 외로움 같은 무거움 때문이겠죠. 표지에 저리 사랑스러운 녀석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니 그림책을 그림으로 보지 않고 글로 읽은 저, 한글 좀 안다고 혼자 앞섰네요.

처음 이 책을 접하는 독자에게 면지를 가장 먼저 보여줘도 좋겠다 싶어요. 그물로 보는지, 망사스타킹으로 볼지, 수영장 타일 같기도 하고, 오목판으로 보는 친구도 있을까요?

제가 바라보는 뒷모습은 대부분 쓸쓸함이 묻어나는데, 골목길 너머로 살포시 드러나는 바다를 바라보는 가족에게선 여유와 느긋함이 풍기네요. 뒷모습에도 감정을 담아내다니! 이명환 그림작가의 그림체를 좋아합니다. 작가의 사랑스러운 시선이 인물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게 좋아서 부러 찾아보게 되는데요. 이번 작품도 작가님의 시선이 궁금하고 기대했어요.

매주 일요일이면 우리 가족은 모여앉아 동물농장을 보는데요. 예전엔 안봤어요. 볼 때마다 울어서. 학대로, 무관심으로 아프고 다친 동물을 보는 자체가 힘겨워서. 동물 좋아하는 아이들이 워낙 좋아해서 함께 보기는 하는데 여전히 전 즐겁기만한 시간은 아니에요. 갑자기 동물농장 느낌으로 변환되는 느낌이라 놀랐어요. 호랑이 무늬의 네야가 할머니와 가족이 되고 또 하나의 가족이었던 바우가 하늘의 별이 되고 네야는 외로운 할머니를 사랑하겠다 합니다. 바우가 떠난 자리를 노랑이와 포가 대신하듯 새로운 가족이 되요.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아끼길 바랐던 네야의 고백이 두 동생에게 통했을지는 그림책을 통해 알아보길 바랍니다. 아이와 함께 읽다간 울컥해버릴 것만 같아서 혼자 읽었어요. 해녀 할머니의 외로움이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지만, 네야, 노랑이, 포의 아픔이 하나하나 보여지진 않지만 본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그들이 더이상 외롭거나 아프지 않기를 바라게 되는 쌀쌀한 가을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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