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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하루 ㅣ 모든요일그림책 19
송희진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5년 6월
평점 :
저 악어 표정이 어떤가요? 완벽한 하루를 보낼거 같은가요? 인상으로 평가하면 안되지만 뭔가 완벽한 하루에서 삐끗해서 심통나버린 것처럼 보이는데 말입니다. 이 악어 계획형이라면 MBTI에서 J인가요? 제가 이니셜로 따지자면 J인데 저 성향에는 제이는 없는 사람인지라(그래서 <J에게>라는 노래를 좋아했던가 싶네요.) 허허 계획형J에게 계획이 틀어질 경우 발생하는 일이나 감정을 저는 전혀 알 수 없어요. 저랑 다르니 섣부른 판단은 접어두고 먼저 그림책을 봐야겠어요. 계획에 없던 손님들까지 등장한다는데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악어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자고요.
이른 아침 다른 집은 아직 불이 켜지지 않았는데 악어네 집은 벌써 불을 밝혔어요. 일찍 일어나 루틴에 맞춰 세수하고 운동하고 아침까지 야무지게 챙겨먹은 악어가 해야할 일 목록을 적어요. '오늘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적은 다섯가지 할 일, 악어는 오늘 이 일들을 해낼 수 있..겠죠?
코끼리가 엉망으로 꼬인 코를 풀어달래요, 여러분이라면 도와주실 건가요? 괜히 도와줬다가 더 욕먹을 수도, 덤탱이를 쓸 수도 있지 않아요? 악어는 '나라도 도울 수밖에.'라며 코끼리를 돕습니다. 덕분에 악어는 해야할 목록 1번을 처리하지 못하고 집으로 들어가요, 다음 할 일을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거미가 도움을 요청합니다.거절을 했지만 '나라도 도울 수밖에.'라며 다시 거미를 돕는 악어. 그렇게 악어는 해야할 목록을 하나도 채우지 못하는 걸까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 그림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요즘, 아니 뭐 예전에도 아닌 사람은 안그랬겠지만 타인을 위해 날 희생하는 일이 쉽지 않아요. 내가 먼저지 타인이 먼저는 아니니까. 그런데 악어는 왜 그렇게 도왔던 걸까요? '나라도 도울 수밖에.' 이 말이 자꾸 제 마음을 두드립니다. 나라도, 나만이라도, 나 먼저. 도울 수 있다면 정말 이 세상이 좋아질거 같다는 생각에 잠시 반성을 해봅니다. 악어같은 사람이 되어보면 좋겠다, 해야할 목록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위한 삶도 물론 너무 좋겠지만 타인을 위한 작은 손길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 어른 독자들도 잠시 마음이 따스해지고, 작은 마음의 파동이 일길.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모든요일그림책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