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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변할 거란다 ㅣ 웅진 세계그림책 273
앤서니 브라운 지음, 김보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25년 1월
평점 :
왜 '이제부터' 변할 거라는거지? '누가' 변하는데? 내가? 네가?
제목만 보면 이런 생각이 들죠. 그러나 제목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내기 전에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그림이네요. 시강!! 주전자에 숨어든 고영희라고?
원서가 있겠구나 싶어서 찾았는데 원서 제목은 좀 단순하네요.
그러다 비슷한 그림체를 찾았어요. 으잉? 작가님의 세계관은 이 아이를 자라게 한 건가. 염두해두신건가 했는데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네요. 다른 그림책이 맞는 건가요? 같은 책인가요?

세면대 쟤, 봤는데? 뭐지? 출판사가 바뀌면서 달라진건지, 그러기엔 원서가 나온 시기가 애매하고 또 다른 버전의 원서가 있는지 와.. 이렇게 궁금해지다니. (얼른 제 서평 쓰고 다른 제이님들이 올려준 서평글이 보고싶어 안달납니다. 궁금해궁금해!)
다시 표지로 돌아와서요. 변할 것만 같은 고양이를 품은 주전자를 보고 뭐 떠오르는 거 없으세요?

연식이 꽤된 저만 알아차렸으려나요? 전 딱 보자마자 얘가 떠오르더라고요.
얘 알아보시겠나요? 돈데기리기리 돈데크만!!

이쪽 모습이 표지에 나온 느낌과 같나요. 저만 떠올린 게 아니길요.


목요일 아침 조셉 케이는 주전자의 변화를 알아차려요. 다른 물건들도 그런가 싶은데 주전자만 그런다네요. 그러다 물건 하나하나의 변화를 눈치채요. 무슨 일이 있으려면, 그것이 지속되는 것이 아닌 변화가 있으려면 '명분'이 필요하다잖아요. 명분이 뭘까 주인공도 이유를 찾으려고 했던건지 아빠가 엄마를 데리러 가며 한 말을 떠올렸대요. "이제부터 변할 거란다." 응? 아직 어린 아이인거 같은데 아이만 두고 아빠가 엄마를 데리러 갔다고? 엄마는 어디 갔는데? 아빠는 출근 안하시고? 뭐야. 이런 생각을 잠시 하지만 금세 다음 장을 넘겨버리고 말아요. 아.. 사유할 시간이 부족한 혼자만의 그림읽기 슬퍼요. (그런데 세면대가 너무나 여자 어른 느낌이잖아요. 근데 왜 때문에 기둥 부분은 남자 어른의 정장바지 느낌에 구두인거지? 한몸에 남자와 여자를 표현하고 싶으셨나??)

이 책의 묘미는 일상의 것들이 변화되는 지점인데요. 쇼파의 손잡이 부분이 누군가의 팔처럼, 그러다 고릴라로 변해가는 장면도 눈길이 가지만 커다란 덩어리만 그런게 아니라서 한 번 넘긴 장면도 자꾸 되돌아가서 다시 뭐가 바뀌나 달라지지 않는 건 뭐가 있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요.

초록색 커튼, 언제적 TV인가 싶은 옛날옛적 모델같은 TV 위의 액자, 빨랫줄에 걸린 양말, 수도꼭지의 연결호스, 축구공, 자전거, 모든 것이 변해가는데 지켜보는 전 가슴이 쫄깃하면서도 상상력을 품은 변화가 신기하게 다가옵니다. 그림 속의 주인공은 얼마나 떨리고 두려울까요. 그래서 속지가 깊은 바닷 속처럼 푸른 색인가? 아빠가 입던 체크가운처럼 아이가 입은 셔츠색인가? (아, 궁금한거 투성이네요. 자꾸만 뭔가 생각하고 찾아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에요.)
처음 그림책을 접했을 때 절 사로잡았던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숨은 의도, 이야기하는 바, 이런 게 손에 잡히지 않아 너무 어려웠던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글로 다 표현하지 않고, 그림과 글을 나누어 숨겨두는 방식이 놀랍고 신기하면서도 어나더레벨, 나와 다른 세계라는 생각에 다가가기 어려웠거든요. 다시금 공부하고 싶어지는 그림책을 만났네요. 아~ 알고싶어요.

신기한 장면 또 포착이요. 아이가 문을 열었는데 거울인지 액자인지 같은 장면이!!! 뭔가요.
제이그림책포럼의 서평단이 되어, 알고 싶어지는 그림책을 웅진주니어 출판사에서 선물받아 제 느낌을 담아 작성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