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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친구하고 싶을까 - 토리와 피오의 이야기 ㅣ 마노 듀얼 스토리북 1
신혜인 그림, 김선민 글, 이유미 기획 / 마노컴퍼니 / 2019년 7월
평점 :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를 통해 만나게 됐어요.
아이를 생각하는 결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마노컴퍼니의 마음!
제이포럼 & 마노컴퍼니 고맙습니다. 💕💕
키즈의 이름을 적지 않고, 제 이름 뒤에 괄호로 아이의 이름을 써넣은 제 손을 얼마나 혼내고 싶었던지요.
긴장감 제로인 (발등에 불떨어져야 준비 시작하는 느긋한) 엄마에 비해 학교가면 유치원 친구들과 헤어져야해서 싫다는 이제 조금 긴장하기 시작하는 8세 여아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있을까요?
👦🏻 또 엄마꺼야. 우리 장난감도 오면 좋겠다.
첫째는 책택배가 오면 이런 말이나 하지만 둘째는 달라요.
👧🏻 나 학교간다고 엄마친구 이모가 나한테 선물보내준거야?
와~ 나 책선물 좋아. 고맙다고 전해줘! 😘
유치원 방과후과정으로 방학이지만 며칠 유치원에 가던 1월의 어느 날, 그날따라 하원하고 온 둘째가 유난히 짜증을 부려요.
놀러온 이모, 사촌동생한테도, 오빠와 엄마한테도 말이죠. 살짝 언성을 높이며 예쁘게 말하라고 한소리하고는 나중에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넌지시 물었죠.
👧🏻 유치원에서 00이가 나랑 안놀잖아. 내가 놀자고 옆에 가면 다른 데로 가서 다른 친구랑 놀고, 또 그 옆에 영역에 가면 또 딴데로 가고. 그래서 속상했어.
👩🏻 ...😡😱😤 (부글부글 속은 끓지만 어쩌나요. 아이에게 제 감정을 다 내비칠 수 없죠.) 콩사탕이 어느 날 **이랑 안놀고 싶을 때가 있잖아. 00이도 그런 날이었나?
👧🏻 응. 그래서 나도 ##이랑 놀았는데 기분이 별로 안좋았다는거야. 속상했지만 내일은 같이 놀면 되지.
속상하지만 엄마에게라도 말해줘서 다행이죠. 모르고 지나치지 않은 그 날의 나를 잠시 토닥토닥!
문구점에 가서도 제 나이또래의 아이가 보이면
👧🏻 몇살이야? 어?! 나랑 똑같다. 친구네! 안녕.
이러는 아이라 크게 가슴 졸이며 아이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는데 조금 크니까 조바심이 나더라구요. 여자아이들은 끼리끼리 뭉치는 분위기잖아요. 오빠 아래 여동생의 좀 왈가닥스러운 성격을 여자친구들이나 남자친구들이 싫어하는거 아닌가? 부담스러워하려나? 이러면서요. 엄마인 제가 대신해줄 수 없는 부분인걸 알면서도 걱정이 먼저!
마노컴퍼니의 듀얼스토리북은 하나의 사건을 각각 다르게 경험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한 가지 상황을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아이의 정서적 조망수용능력과 공감능력, 사회•정서 문제해결력 향상을 돕습니다. -마노컴퍼니 듀얼스토리북
역지사지, 제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경험해보지 않으면 우리는 이해한다고 말하면서도 전혀 공감하지 못하잖아요. 한 장면 안에서 두 주인공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구조는 드라마를 보며 주인공들의 속마음을 보며 감정이입하는 시청자모드로 바라볼 수 있어서 객관화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더라구요. 아이들도 엄청 흥미진진하게 봐요.
토리는 딱 알겠는데, 피요는 왜 피요? ㅋㅋㅋㅋ
상반되는 두 캐릭터를 보자마자 얘네 MBTI는 뭘까 괜스레 궁금해지는데, 검사해봤으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금세 잊어버려서 제 결과값이 뭔지도 모르고요. 그런 성격적인 측면까지 고려해서 캐릭터 설정하신거면 완전 소름😱
펼침면을 열어보면 두 주인공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어요.
두 사람이 대화를 하면 좋겠다는 간절함에 두 손 꼭 잡게 되는 속마음 펼침면! 제발~ 제~에~~발! 서로의 마음을 털어놔!
물어도 시시콜콜 대답하는 아이들은 아니라서 (대화의 기술이 부족한 엄마인걸 반성합니다.)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이 장면 너무 마음에 들어요. 매번 바뀔거고, 그 당시 아이들의 상황을 알고, 적절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뭔가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물꼬를 터줄 거 같은 안도감이 드는 장면이더라구요.
아들보다는 딸이 한마디에 한마디 보태서 대답해줘서 마음이 조금 편안했어요. 아들은 아들이네. 어쩜 이렇게 대답이 짧나 했는데 잠자리에서 읽어서 얼른 오늘의 일과에 대한 이야기 나누고 자고 싶던 첫째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애미.
내일은 어떤 이야기로 엄마를 놀라게 할지 기대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