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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예지를 찾아서 ㅣ 동문선 현대신서 52
마이클 존스 지음, 송인영 옮김 / 동문선 / 2007년 3월
평점 :
이 책은 예전부터 보고싶었던 책이었다. 내 에너지의 흐름과 내면의 소리, 흘러들어오는 영감에 난 굉장히 예민하고 관심이 많다.
경험으로 난 안다. 고요히 있으면 느껴지는 신의 소리와 그 소리를 따라가면 벌어지는 충만함을. 마이클 존스도 그걸 체득한 사람일 테다.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음악으로 이같은 경험을 얘기하고 있으니, 이 책이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저자의 체험과 통찰도 흥미롭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런 경험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그의 글 재주다. 누구나 영적이고 충만한 체험은 경험해 볼 수 있지만, 그런 형언하기 힘든 경험을 이렇듯 풍부하게 묘사해 놓다니. 읽어나가다 보면 경험한 즉시 종이에 옮겨적은 것 마냥 참으로 실감난다.
책을 읽고 마이클 존스를 검색해 봤다. 국내 검색 엔진은 그 결과가 참혹했고, 영문으로 구글검색을 한 뒤에야 그의 홈페이지에 방문할 수 있었다.
그는 현재 강연을 하고 피아노 연주를 하며 살고 있었다. 올려논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피아노 연주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물 흐르듯 멜로디가 흘러 나왔다. 책에서 본 때론 충만했던 때론 좌절했던 그의 순간 순간들이 떠올랐다.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그의 연주를 듣고 있다. 곡은 대체로 평범한 멜로디인데 책을 본 탓에 곡을 연주했을 당시를 느껴보려 노력하게 된다. 강물처럼 자신을 잊고 음악 속에 빠진 상태였을까, 아니면 연주의 완성도를 신경 쓴 긴장된 상태였을까.
그도 느꼈듯이 자주 찾아오지 않는 그 상태. 신과 연결된 듯한 그 상태. 자연스런 흐름에 나를 맡기고 고요하게 느껴지는 그 순간. 조심스레 떠오르는 영감의 이미지와 생각들. 그 순간을 놓지지 말고 계속 좇아야 한다. 노력하면 할 수록 멀리 달아나는 그 순간들. 고요하고 차분한 상태를 더 늘리고 늘려 그 순간을 계속 좇아야 한다. 그 순간만이 온전한 나로 살고 충만해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