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속의 작은 동물원
이근화 지음, 선수아 그림 / 실천문학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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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매일밤 3편씩 읽어줬어요. 모든 시가 너무 사랑스러워요.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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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 아이가 찾아왔다 - 장애아를 낳기로 결심한 엄마의 성장기
울림 지음 / 민들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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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우편함에 있던 책이 3월 21일 다운증후군의 날 내 손에 들어왔다. 절묘한 우연이었다. 


 다음날 아침. 어린이집 엄마 모임을 준비하며 집을 치우다, 식탁에 있던 이 책을 발견했다. 치울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책장 속에 집어넣었다. 말끔해진 집 속 파란책은 뭔가 혼자 솟아있는 푸른 섬 같았다. 그만큼 튀는 책이었다. 이틀 뒤, 둘째 출산을 2달 앞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네모난 핸드백 안에 이 책을 넣을까 말까 고민했다. 틈틈히 책을 읽고 싶어 챙겼지만, 책 제목이 안보이게 거꾸로 집어넣었다. 혹여나 친구가 이책을 볼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책은 꿈별이의 존재가 가족에게 그랬듯, 등장부터 내가 붙들고 있던 정상성을, 아니 '비정상성'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나게 했다. 일상 곳곳에서 책이 불러온 파고를 지켜보며 3일만에 책을 다 읽었다. 


그런데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낳고 보니 장기 기형이나 발달 지연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 게 외모였다. 꿈별이 사진을 SNS에 올릴 때면 다운증후군의 특징이 가장 덜 드러난 사진을 고르게 된다. 감추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비장애인 아기처럼 나온 사진이  제일 예뻐 보여서다. 그 즈음 친구의 아이가 태어났다. 비장애아인 데다 예뻤다. 아이의 외모를 부모의 자산처럼 생각하는 스스로가 부끄러우면서도, 부러웠다. 70p


하루 서너시간은 운전하며 보내기 일쑤다. 복지관과 병원, 발달센터와 어린이집을 오가는 날이 셀 수 없이 많은 게 비장애 아이와 장애아를 같이 키우는 엄마의 일상이다.(...) 꿈별이가 9개월일 때 남편이 다시 해외 근무를 떠난 후로는, 모든 바깥 일정을 마친 뒤 집에 돌아와 저녁을 차려 두 아이를 먹이고 씻기고, 수유하고 재우는 모든 일이 오롯이 내 몫이다. 무엇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일인 데다 누구도 대신 해주지 않기에, 아무리 힘들고 벅차고 피곤해도 혼자서 다 해낼 수밖에 없었다. 83p


 질투가 날 정도로 좋은, 아니 정말 훌륭한 책이었다. 한동안 육아서를 읽지 못하던 내가 뺄 문장 하나 없는 꽉찬 이야기에 그냥 빠져들었다. 꿈별이를 키우며 철철 흘러넘친 문장들이라 그런가. 문장을 위한 문장, 그럴듯하게 매만졌구나 싶은 문장이 하나도 없었다. 작가님은 투박하다고 했지만 일상에서 퍼올린 문장은 힘이 있고 명쾌했다. 가끔 글이 글로만 읽힐 땐, 꿈별이의 얼굴에 딸 얼굴을 대입해 읽었다. 아이의 약한 몸과 불편한 외모, 수시로 터지는 눈물, 어지러운 집, 안 그래도 지친 몸을 더 돌덩이로 만드는 남편과의 침묵, 끝없는 밤과 아침. 내 육아경험을 총 동원해 읽으니 나도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정리된 문장에 담기지 못한 긴 시간들은 얼마나 지난했을까. 수시로 복받치고, 얼얼했을 것이다.



고래를 키울 때와 꿈별이를 키울 때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고래를 키울 때는 자연출산, 모유수유, 천기저귀, 발도르프 육아, 공동육아, 숲 놀이, 미디어와 장난감 없이 키우는 자연주의 육아의 ‘테크트리’를 착실히 따랐다. ‘자연주의 육아’라는 학과가 있다는 나는 모든 과목에서 우등생이었을 것이다. 142p


자연주의 육아를 하는 사람들이나 발도르프 교육 전문가들은 아이를 자연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게 해줘야 하며 사랑과 따뜻함 속에서 자라게 해주라고 말한다. 그러나 병원에도, 치료실에도 사람이 있고 사랑이 있다. (...) 삭막한 병원 빌딩 안에 입원해 있더라도 보호자가 있고, 정든 의료진이 옆에 있고 온기를 나누고 같이 웃을 수 있으면 그 사랑이 아이를 키운다. 사람이 내뿜는 에너지는 답답한 치료실 안에서도 아이를 즐겁게 만든다. 153~154

 

육아란 나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님을, 꿈별이를 만나며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스스로 옳다고 믿던 것에 의문을 품게 되었고, 진짜 중요한 것이 뭘까 스스로 질문하게 되었다. 나는 비로소 자유로운 엄마가 되었다. 157p


 차차 꿈별이의 육아에 적응을 하고 완벽한 육아에서 보통의 육아로, 느슨한 엄마가 돼 가는 과정은 책 중에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었다.  <자연주의 육아에서 보통의 육아로> <육아원칙을 포기하면서 배운 것> 이 두 챕터는 모든 문장이 내게 휘몰아쳤다. 3년 넘게 가정보육을 하고 작가님처럼 발도르프 기관을 보내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흘러가던 차 낯가림과 선택적함구증 증세로 아이를 소아정신과에 데려가게 됐다. 그렇게 무너지며 변하며 배운 것들이 두 챕터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작가님의 통찰력있는 문장으로 그제서야 나의 그간의 경험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다운증후군 아이 사진을 오래 보지 못했다. 외모가 주는 불편함으로 스치듯 사진을 넘겼다. 책을 다 읽으니 다운증후군 아이를 보고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와 장면들이 많아져 좋다. 작가님의 인스타를 둘러보았다. 꿈별이의 인스타에도 들어갔다. 동영상을 다 보고, 잠시나마 둘째를 갖고 싶다는 강렬한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꿈별이가 사랑스러웠나보다. 다운증후군 아기가 사랑스럽게 보인 게 처음이었다. 팔로잉을 눌렀다. 


원래 육아서를 쓰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다운증후군 아이의 탄생과 육아가 궁금해서가 아니라 완벽한 육아에서 보통의 육아로 변한, 엄마의 변화와 확장의 이야기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연주의 육아와 보통의 육아, 그러니까 숲 유치원과 콘크리트 건물, 자연출산과 현대의학, 천연 놀잇감과 플라스틱 장난감, 미디어 차단과 뽀로로 영상 더 나아가 보통의 아이와 특별한 아이, 정상과 비정상을 모두 경험한 뒤, 느슨하지만 더 넓은 존재가 된 엄마가 쓴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육아서다. 특별해 보이는 책 안엔 '다운증후군'을 넘어서는 존재와 돌봄에 대한 통찰들로 꽉 차 있다. 이 책엔 내가 그간 배운 것들 과 배워야 할 것들이 모두 들어있었다. 책을 덮고 난 육아서를 쓸 계획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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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슈퍼스타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06
표영민 지음, 국지승 그림 / 길벗어린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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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선물해 준 그림책.

요즘 딸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독서 뿐만 아니라 동물원 시스템의 가혹함과 쓸쓸함,
인기의 허망함 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
나무늘보가 처음 책을 마주하는 그림,
꿈속에서 엄마 품에 폭 안겨 있는 그림이 아름답다.

딸에게 반복해서 읽어주는 와중 툭툭 문장이 걸리는 부분이
있다. 다음에 편집할 때는 낭독을 고려해서 문장을
간결하게 다듬어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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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슈퍼스타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06
표영민 지음, 국지승 그림 / 길벗어린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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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선물해 준 그림책.

요즘 딸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독서 뿐만 아니라 동물원 시스템의 가혹함과 쓸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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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가 처음 책을 마주하는 그림,
꿈속에서 엄마 품에 폭 안겨 있는 그림이 아름답다.

딸에게 반복해서 읽어주는 와중 툭툭 문장이 걸리는 부분이
있다. 다음에 편집할 때는 낭독을 고려해서 문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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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뻔뻔한 엄마가 되기로 했다 - 엄마는 편안해지고 아이는 행복해지는 놀라운 육아의 기술 34
김경림 지음 / 메이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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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최고의 육아서였던 <믿는만큼 자라는 아이들>을 제치고, 이 책이 최고의 육아서로 등극. 육아서라는 말로 부족하다. 이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과 달리, 아주 깊고 숭고한 책이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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