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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래도, 그래서 너를 ㅣ 골든로즈 3
김현서 지음 / 소울에임 / 2018년 3월
평점 :
" 재인아. 혹시 다음 생이 있다면, 만약에 한 번 더 태어날 수 있다면. 그때는 내가 네 아버지로 태어날게."
"그리고 또 한 번 태어날 수 있다면. 그때는 네 아들로 태어날게."
"이번 생에는, 네 냄자로 살게 해 줘."
***
-다음 생에도, 그다음 생에도, 또 그다음 생에도. 넌, 내남자 해줘.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인해 태어난지 100일 도 되지 않은 재인과 우현의 아이가 죽고, 자신의 아이를 잃어버린 슬픔에 재인은 매일을 눈물로 보낸다. 아이를 잃은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 몰랐던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아픔이 된다는 것을 알고 이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잊으려고 했지만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었던 우현은 선배 태운의 한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대로 살라는 말대로 다시 그녀에게 다가간다. 이혼 후 모든 것이 무의미했던 재인에게 우현의 다가움은 불안감과 설렘이었지만 그로 인하여 그녀는 하고싶은 일들이 생기고 다시 활력을 찾게된다. 결국 서로의 상처를 서로가 보듬어 주고 다시 하나의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이 소설은 끝을 맺는다.
이 책은 잔잔하면서 따뜻함을 전하는 글이었다.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더욱 더 와닿았다는 느낌도 받았다. 만약, 내가 이 책을 이북으로 보았다면 과연 끝까지 읽었을까? 자극적인 이북에 익숙한 나는 진정한 이 글을 느끼기 전에 아마 책을 덮었을 지도 모르겠다.
책 속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 중엔 악역은 아무도 없다. 재인과 우현을 아끼고 보살펴주었던 태운, 은정, 소영 때문에 이 소설이 더 따뜻했던 것 같다.누군간 재인을 답답하고 우현이 저렇게 까지 노력을 했는데 마음을 열지 않느냐 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다고 여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살아 왔던 환경을 더 쉽게 이해하고 그들의 감정을 천천히 잘 따라 갈 수 있었다.
이혼이나 이별은 흔한 소재이다. 이별을 한 뒤에 갑작스럽게 다시 만난다거나 폭력을 가장한 애정공세들도 많은데 우현은 정말 천천히 다가갔다. 이혼을 할 때엔 자신이 재인을 찾아갈까봐 서로의 친구인 은정에게 자신에게 그녀의 전화번호와 무엇을 하는지 어디에 사는지 알려주지말고 만약, 그녀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또한, 커져가는 그리움에 견디지 못하고 나선 그는 처음엔 썬팅 된 차안에서 바라보고 그 후에는 재인이 운영하는 디저트 카페가 잘 보이는 분식집에서 지켜보다가 매일 커피 한잔을 시키고 사람이 많을 땐 기다려서, 테이블이 비면 그곳에 앉아 창문 너머로 그녀를 지켜본다. 그러한 우현때문에 계속 흔들리는 재인은 우현에게 오지 말라고 하지만 재인에게 딱 한번만 심야영화를 보러가자고 제안한다. 그녀가 거절할 것을 대비해 내일, 모레 영화도 예매해 온 배려심에 우현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본 영화는 지우고 싶은 기억속엔 지우고 싶지 않은 행복한 추억 또한 남아있다는 '이터널 선샤인', 그 영화를 통해 그들은 그들의 첫번째 아이를 더 이상 아파하지 않게 성장하게 되었던 것 같다. 조금씩 극복해나가는 재인은 우현과 무언갈 같이 하고 싶어지고 그와 여행을 떠나면서 '네가 날 잡은게 아니라, 내가 널 잡았다'는 것을 고백한다. 우현앞에서만 되면 혼자서 눈물을 참았던 사람이 자신이 아닌것처럼 눈물만 난다고. 그만큼 그녀가 그를 많이 의지하고 사랑한다는 반증이 아니었을까.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지만 첫 아이를 잃은 슬픔으로 가득찬 자신 때문에 상처받는 상대방에게 미안해서 이혼을 한 그들의 마음이 너무 따뜻하면서도 안타까웠다.
제일 위에 쓴 대사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아했던 구절이다. 자신을 버리고 간 아버지의 대한 상처와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사랑받지못했던 재인. 아파서 자신의 곁을 빨리 떠나간 그들의 첫 아이. 항상 고달팠던 그녀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싶은 아버지로서의 역할과 항상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는 자식이 될테니 요번 생만 남편하게 해달라는 그의 말이 정말 절절하게 다가왔다. 마지막 즈음에 우현에게 항상 자신의 남자가 되어달라는 재인도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아름다운 부부가 아니었을까.
감정선, 스토리에서 완벽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할수 있는 이 책에서 단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꼭 마지막에 사고를 냈어야 했을까하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어도 재인은 우현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고 그만큼 사랑을 표현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사고가 나서 당황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그 부분을 읽어도 아직까지 필요한 부분이었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이 여리디 여린 부부가 더 서로를 의지하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다행이 두 번째 아이는 1년이 지나도록 튼튼했지만 재인은 걱정이 많아 아이 옆에서 잘 때가 많았지만 그들의 그들의 상처를 잘 극복해 낸 것같아 나까지 더 기뻤다. 비록 소설 속 인물들이지만 그들의 사랑이 언제나 영원하길 바라본다.
<본 서평은 '소울에임'이 로사사에서 진행한 <그러나, 그래도, 그래서 너를>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