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드리 노니다가 - 라종일의 탐미야담, 1983년 어느 가을밤, 젊은 정치학자 마음에 깃든 옛이야기
라종일 지음, 김철 옮김 / 헤르츠나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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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종일 지음 #김철 옮김 #라종일의탐미야담


<밤드리 노니다가>를 읽어보았어요. 라종일 님이 쓰신 책이더라고요. 라종일 님은 정치학자이자 외교안보전문가, 동국대 석좌교수, 등등 직함이 무척 많은 분이시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왠지 딱딱한 책이지 않을까 조금 걱정을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서 놀랐네요.

이 책은 예부터 전해내려오는 노래나 설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해석하여 자유롭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덧붙여 펼쳐낸 또 다른 이야기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1장에는 헌화가와 구지가에서 영감을 얻으신 <가질 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하여>라는 글이 실려 있어요.

"아름다움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를 끝없이 끌어당기는 힘이기 때문이지요."

아름다움에 관해 생각해 보게 하는 구절입니다.

아름다운 여인, 그런데 여기서 아름답다고 하는 말은 외모만 가리키는 건 아니래요. 여러분은 어떤 걸 아름답다고 여기시나요?

저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자연인 것 같아요. 자연은 정말 무척 아름답죠. 어쩔 때는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요.

노 교수께서 젊은 시절에 쓴 이 글들도 무척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국문학자 김철 교수님이 번역하신 때문일까요? 암튼 이 책은 천천히 읽으면서 글의 아름다움도 생각해 볼 수 있을만한 작품인 것 같아요. 그래서 서평 쓸려고 빨리 읽은 게 아쉬울 정도네요.

3장의 <사람이 되기 위하여>도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정신적, 영적인 의미에서의 사람이 된다는 건

이루 말할 수 없이 어려운 일이었지요."

3장은 여우 설화를 바탕으로 쓴 글이에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여우, 특히나 진짜 마음속까지도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여우는 끝내 소원을 이룰 수 없었어요.

동물이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많이 전해진다고 해요. 그런데 동물적 본성과 인간 사회에서 살아야 한다는 요구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고, 그 길 위에 놓인 엄청난 장벽을 넘지 못해 실패하곤 하는데, 이 불행한 생명들은 언제나 암컷이라고 해요. 지금 세상도 그런 의미에서 똑같은 것 같아서 뭔가 씁쓸하네요.

심심할 때, 곁에 두고 천천히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에요.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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