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Wow 그래픽노블
클라리벨 A. 오르테가 지음, 로즈 부삼라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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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슬머리 #곱슬곱슬이대로가좋아 #클라리벨#로즈부삼라 그림 #원지인 옮김

2023 아이너스 상과 퓨라 벨프레 상을 수상한 《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를 읽어보았어요.

사촌 온니의 성년 파티가 있는 날, 그날도 어김없이 미용실에 가서 곱슬머리를 눈물이 나도록 아프게 빗고 억지로 헤어롤을 말아 멋진 컬을 만들었다. 꽃까지 예쁘게 달고.

하지만 이건 마를린이 원하는 게 전혀 아니다.

그녀의 엄마도 원래는 곱슬머리였는데 왜 언제부터 이렇게 머리를 자연스러운 곱슬머리 그대로 두면 안 되게 되었는지....

그래도 마를린은 엄마의 행복을 위해 억지로 억지로 그렇게 머리를 했다.

하지만 성년 파티에서 직모의 사촌 언니와 비교당한 마를린은 어쩐지 기분이 나쁘다.

그런데 그곳에 이모가 나타났다. 이모는 머리를 곧게 펴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원래 모습대로의 곱슬머리로 나타났다. 그녀의 머리는 참 아름다웠다.

부러워하는 마를린에게 이모는 예뻐 보이겠다고 꼭 머리를 펼 필요는 없다며 자신처럼 머리를 하고 싶다면 언제 한번 알려주겠다고 말한다.

성년 파티에서 춤을 추다 어른들의 음료를 쏟게 만든 마를린은 친척 어른들의 꾸중에 속상해하며 벽장에 몰래 숨어들어 울음을 터트리는데....

마를린은 그냥 자기 머리 그대로 있으면 왜 안 되는 걸까?

언젠가 인터넷에서 미셀 오바마도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일 때 항상 머리를 곧게 펴느라 고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편 오바마의 임기 동안 공식 석상에서 곱슬머리를 보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그리고 대통령 임기가 끝나자마자 자신의 곱슬머리 그대로를 찍은 모습을 한 잡지에 공개했다고 한다.

미셀 오바마는 왜 임기 동안은 곱슬머리로 대중 앞에 나타날 수 없었던 걸까?

미국 사회, 특히 고위층(?) 흑인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드러나지는 않지만 흑인들의 곱슬머리를 상징하는 ‘아프로 헤어’나 레게머리가 금기시되어 왔다고 한다. 곱슬머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차별과 배제의 위험성에 즉시 노출된다는 뜻이라고.

마를린은 그대로의 자기 모습 그대로, 그저 마를린으로 있고 싶다.

나도 사실 머리가 좀 곱슬이다. 그래서 항상 대충 묶고 다닌다.

그런데 책에 나오는 이모가 알려주는 팁을 나에게 조금 반영했더니

나도 머리를 풀고 집 밖을 나갈 수 있었다.

나처럼 머리나 외모에 신경 쓰는 걸 귀찮아하는 사람에게는 약간의 수고로움이 번거롭긴 했지만 의미 있는 자리에 그냥 질끈 묶은 머리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내 머리로 부스스하지 않게 나타나고 싶다.

마를린의 고민도 그녀가 어른이 되었을 즈음에는 아, 옛날에는 그랬지 하는 이야기가 되어 버리면 좋겠다.

자기 자신을 그대로 멋지게 내보일 수 있게 된 마를린을 응원하며.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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