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박새와 두더지의 짧은 우화 열다섯 편이 들어있어요.
주인공 박새와 두더지는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그러나 둘은 너무도 달랐어요.
하나는 땅속을 누비며 살고 또 다른 하나는 하늘 위를 훨훨 날아다니는 새니까요.
다를 수밖에요.
근데 우리는 모두 그렇지 않나요?
나와 타인은 분명 다릅니다.
그런데 똑같길 원할 때도 있어요.
그리고 어떨 때는 나와 다르다고 화를 내지요.
그냥 다른 존재라고 인정하면 되는데 왜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쉽지 않은지....
"따뜻한 바람이 민들레 꽃씨를 둥실둥실 떠다니게 하는 것도 마법이야." -11쪽-
'마법'? 마법이라고요?
네, 그건 정말 마법입니다.
이 그림책처럼요. 또, 내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것들은 어쩌면 다 마법이겠지요.
저는 15편 중 <형제>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두더지는 형에게서 곶감을 선물로 받아요. 겨울 구덩이에서 찾은 곶감 무려 1년이나 묵혀둔 거였지요. 형의 말로는 한번 먹어 보면 도저히 그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하는데요... 박새는 두더지에게 네 마음대로 하라면서도 자기라면 곶감을 겨울 구덩이에 오래오래 저장해 둘 거라고 합니다. 과연 곶감은 누가 먹게 될까요?
그리고 이 책의 그림은 갈색, 검은색, 흰색, 회색으로만 그려져 있어요. 눈이 나쁜 두더지가 볼 수 있는 색깔이라고 하는데요, 차분하게 서정적인 느낌을 그림이 잘 전달해 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두더지의 시선으로 보고 느끼는 세상, 그곳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는 아주 다르겠지요....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다면
가을가을한 지금 나만의 굴속으로 들어가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앗, 참고로 어린이도 좋겠지만 어른이 읽어도 참 좋을 것 같아요.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