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써먹는 고사성어

알면 써먹는 고사성어 ㅣ 인문학이 뭐래? 4
햇살과나무꾼 지음, 오승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3월

이 책은 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고사성어를 골라 그 유래와 어떻게 쓰이는지를 이야기로 풀어낸 책입니다.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 있어 아이들도 쏙 빠져 읽게 될 것 같네요. 그러다 보면 고사 성어의 뜻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겠지요.

또, 책에 나오는 고사 성어와 관련 있는 다른 고사 성어나 한자 어휘도 알려주고, 비슷한 우리나라 속담까지 담고 있어요. 단순하게 고사 성어의 뜻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스토리가 있고 추가로 관계있는 내용까지 알려 주니 책 한 권으로 일거양득, 아니 일거다득하는 느낌입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에 남는 고사 성어는 '오리무중'입니다. 후한 때 장해의 이야기인데요. 순제가 장해에게 말했습니다.

"나와 함께 일해 주지 않겠나?"

장해는 재주가 뛰어나 따르는 사람이 참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해는 병을 핑계로 이를 거절하고 화음산에 숨어버렸다고 해요. 그러자 화음산 자락에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는데 그중에 '배우'라는 도둑도 있었습니다. 그가 장해를 찾아 화음산으로 들어갔는데 장해는 5리까지 안개를 일으켜 숨어버렸습니다. 장해의 짙은 안개 때문에 산을 헤맨 배우는

"오리무중이구나. 어디로 가야 좋 을지 갈피를 잡히지 않아."

결국 배우는 장해를 찾는 걸 포기하고 이튿날 해가 뜨자 산을 내려갔다고 합니다. 오리무중이라는 고사 성어는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장해가 사방 5리에 안개를 일으켜 숨은 것처럼 5리무중은 행방이 묘연하거나

상황을 도저히 알 수 없을 때 쓰죠. 오리무중이라는 말은 알았지만 여태 유래는 몰랐었는데 이번 기회에 이런 이야기를 알게 되니 다음부터 오리무중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 이야기가 연상되면서 그 의미를 좀 더 확연히 알 수 있게 될 거 같습니다.

또 한 가지 '파경'이란 말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사랑하는 아내와 헤어지며 거울을 깨트려 나눠 가진 남진의 시종관 서덕언과 아름다운 아내 낙창 공주. 이 둘은 과연 다시 만날 수 있게 될는지...

*****

거울은 사람과 함께 갔건만

거울만 돌아오고 사람은 돌아오지 않네.

항아의 그림자는 없고

달빛만 헛되이 머무네

*****

그냥 고사 성어만 배우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더 좋은 '알면 써먹는 고사 성어'.

청소년 친구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좋은 책을 만들고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