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치매 의사입니다 - 치매에 걸린 치매 전문의의 마지막 조언
하세가와 가즈오.이노쿠마 리쓰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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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가와 치매척도'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전에 '마음의 병' 관련 책을 읽다가 얼핏 본 기억이 있다. '100에서 7을 차례대로 빼 보세요', '오늘은 몇 월 며칠입니까? 무슨 요일이지요?' 같은 질문지로 점수를 매겨 치매를 판단하는 것인데, 이 책의 저자 하세가와 가즈오 님이 바로 이 '하세가와 치매척도'를 만든 분이다. 그야말로 치매의 제일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분이다. 그런데 하세가와 가즈오 님은 만 88세에 치매 진단을 받는다.

치매는 나이가 들수록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질병이므로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라도 치매에 걸릴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책에서 가장 집중하며 읽은 부분은 3장의 아픈 가족을 돌보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다.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가족에게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치매환자를 대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사람이라면 꼭 3장을 읽어보기 바란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2004년 '치매'라는 용어를 '인지증'으로 바꾸었는데 그 이유는 치매라는 용어가 '어리석은 사람', '바보', '멍청이'라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치매에 그런 뜻이 담겨 있는지 잘 몰랐었는데 이런 뜻이 담겨있다는 걸 알게 되니 우리나라도 '치매'라는 용어를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치매에 걸려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과거 일본에서도 치매 환자를 집 안에 가두어 두거나 묶어 놓는 등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이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반증일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 7장에서 불편하지만 불행하지는 않다고 말하며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또, 살아있는 지금을 즐기라고 말한다. 치매 초기의 환자가 읽어보고 자신의 삶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필사>

'치매는 누구나 마주하는 문제이므로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12쪽)

주위 사람들이 치매 당사자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이 장애의 정도를 훨씬 줄일 수 있습니다.(13쪽)

어떤 병에 걸렸든 아픈 사람에게는 신체적인 케어만큼 정신적인 케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가장 그 사람 다운 모습, 그 사람의 존재 자체를 지지하는 사고와 행동이야말로 진정한 정신적인 케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크리스틴이 말한 것, 치매 당사자가 자기다움을 인식하고 주위 사람들이 그것을 존중하고 이해해 주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55쪽)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 그 자체가 사실은 신에게 받은 특별하고도 열정이 가득한 보물입니다. 그 사실을 잊지 말고 평화로운 일상에 감사합시다. (224쪽)

"치매에 걸린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면 좋겠어요. 들어준다는 건 기다리는 일입니다. 기다린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시간을 내어 주는 일이지요" (234쪽)

[좋은 책을 만들고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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