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미 이치로의 삶과 죽음 - 나이 듦, 질병, 죽음에 마주하는 여섯 번의 철학 강의
기시미 이치로 지음, 고정아 옮김 / 에쎄이 출판 (SA Publishing Co.)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 전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기시로 이치로 님의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등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요. 그즈음 우리나라 어느 대학에서 기시미 이치로 님이 강연을 하시기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말씀하시는 것과 책의 내용이 일치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도 기대하며 읽었네요.

이 책은 NHK 교토 교실에서 개최한 철학 강좌를 정리하여 엮은 것이라고 합니다. 마지막 강연은 코로나 때문에 열리지 못했지만 '가상의 강연'으로 책에 실었다고 합니다. 철학 강좌라고 하면 왠지 어려울 것 같고 또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전에 기시미 이치로 님의 책을 몇 권 읽은 덕분인지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각 강연의 주제는 첫 번째 수업 '철학이란 무엇인가?' 두 번째 수업 '행복해지는 법' 세 번째 수업 "우리는 모두 '타인의 타인'이다" 네 번째 수업 '나이 듦과 질병을 통해 배우는 것' 다섯 번째 수업 '죽음은 끝이 아니다' 여섯 번째 수업 '지금 여기를 살다'라는 주제를 담고 있어요.

저는 이 중에서 네 번째 수업에 나오는 <'퇴화'가 아니라 '변화'>라는 꼭지가 마음에 와닿았어요. 나이 듦과 질병을 '진화'나 '퇴화'가 아니라 '변화'로 받아들이면 나이를 먹거나 아프더라도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갑자기 예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났어요. 할아버지는 젊으셨을 때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셨는데 할아버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하셨거든요. 그리고 자신이 못하는 건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하셨죠. 그때 할아버지 마음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퇴화'로 받아들이거나 '쓸모없음'으로 받아들이셨다면 그렇게 웃으며 저에게 손톱이나 콧수염을 깎아달라고 말씀하시지 못했을 거 같아요. 그냥 '변화'로 받아들이셨기 때문에 그렇게 하루하루를 웃으며 살아가실 수 있으셨던 거라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듭니다.

할아버지가 다리를 땅에 끌며 만들었던 꽃밭이 그리워 집니다.

저도 지금 여기서 저만의 꽃밭을 가꾸는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책에서 말하는 '자흐리히하게 산다'라는 거, 그렇게 살고 싶어집니다.

[좋은 책을 만들고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