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원폭 피해자 2세 김형률 님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김형률 님의 삶이 작가 김옥숙 님의 글을 통해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그는 서른다섯이라는 짧은 삶을 살았지만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도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갔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방사능 피폭이 유전을 통해 2세에게 전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아파야만 했던 이유를 오랫동안 알지 못했습니다.
김형률 님은 의사가 우연히 놓고 간 논문을 통해 병의 원인을 찾아낼 실마리를 얻었을 뿐입니다.
피폭이 자신에게서 끝나지 않고 자식에게 유전된다니, 참으로 무서운 일입니다.
인류는 왜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고 있는지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계속되고 있는 핵무기 실험이나 원자력발전으로 생기는 핵 폐기물.
우리는 그걸로 무얼 어쩌려는 걸까요?
(57쪽)
'나는 아프다. 아프면 아프다고 외쳐야만 한다. 절대로 침묵할 순 없다. 아프다고 외치는 것이 왜 잘못이란 말인가. 가난보다, 차별의 시선보다 원폭 피해자 2세 환우들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삶은 계속되어야만 하니까!'
역사는 반복되듯이
우리의 삶은, 김형률 님의 삶은 아직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떠올랐습니다.
피해자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자신의 피해를 여기저기 호소해야만 했지요.
하지만 가해자는 묵묵부답일 때가 많았습니다.
피해를 입증하라는 소리나 하고....
(69페이지)
빼앗긴 인권을 찾기 위해서는 피해 당사자가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95페이지)
"진정한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거야."
(112쪽)
"한 사람에게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했어요. 가장 무거운 짐을 지게 했어요. 그것도 가장 몸이 아프고 약했던 한 사람에게.... 아드님은 십자가를 짊어진 또 다른 전태일이었습니다. 정말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피해자가 되었을 때 함께 나서서 싸워 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요.
그리고 혹시라도 내가 가해자가 되었을 때는,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우리는 때로, 피해를 입었을 때 더 큰 피해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 두려움을 무릅쓰고 세상에
원폭 피해 2세의 아픔을 알린
김형률 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 봅니다.
[좋은 책을 만들고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