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개
하세 세이슈 지음, 손예리 옮김 / 창심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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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참 인상적이에요. 떠돌이 개 다몬을 아주 잘 표현한 거 같거든요. 계속 바라보게 됩니다. 다몬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어디일까요.

저자 하세 세이슈는 자신이 좋아하는 홍콩 영화스타 주성치의 이름을 거꾸로 한 하세 세이슈로 필명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왠지 매력적입니다. 저는 이런 괴짜들이 마음에 들어요. 내 곁에 있는 사람이 괴짜라면 싫겠지만요. 저자는 대학 시절 신주쿠에서 바텐더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작가들과 교류를 시작해 편집자, 서평가로 활동하다가 1996년 화려한 신주쿠 가부키초 뒷골목의 잔혹한 음모와 비정한 인간의 생존 본능을 탁월하게 그려낸 <불야성>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과 제 15회 일본모험소설협회대상 일본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죽음을 앞둔 반려견을 위해 도쿄 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이사해, 현재는 두 마리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해요.

애견인인 저자는 <소년과 개>에서 개와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습니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소설입니다.

대지진 이후 떠돌이 개가 된 다몬은 남자, 도둑, 부부, 매춘부, 노인, 소년을 차례대로 만나며 그들에게 인간이 줄 수 없는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그들의 마음을 다몬은 어떻게 위로할 수 있었을까요?

얼마전 <세 가지 질문>이라는 그림책을 읽었어요. 톨스토이의 작품에서 이야기를 가져온 그림책인데,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담은 그림책이죠. 다몬은 그 누구보다 이 세 가지 질문의 답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로 반려견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시골에 살 때는 동네에서 이 집 저 집 개들이 강아지를 참 많이 낳았었는데....

그 시절 시골의 개들은 거의 다 잔인하게 잡아먹히는 신세가 되곤 했었더랬죠. 참으로 끔직해요. 그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한 사람들이 그냥 평범해 보이는 동네 사람들이었다는 게 말이죠. 그 일들이 그저 문화라는 말로 설명이 될까요?

애견인이 1천만인 시대, 주변에 개를 키우는 사람이 참 많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개를 키우는 것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저도 개를 키워보고 싶긴 한데, 제가 개를 키우고자 하는 이면에도 저의 욕심이 들어있는 거 같아서 정말이지 함부로 개를 키울 수가 없네요. 제가 개를 키우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배우게 하고 싶기 때문인 거 같아요. 하나의 생명을 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알게 하고 싶다는.... 너도 당해 봐라 이런 느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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