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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겨울
손길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지은이 손기창 님은 1994년 청양군에서 태어났다. 발자국을 남기는 삶이 가치 있다고 답을 내려서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필명은 '손길'이다.
『나의 겨울』이 소설이라는 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인터넷에서 책 소개를 살펴본 후에야 알았다. 사실 저자의 다른 책 『모든 것의 이야기』를 읽은 후에 읽었기 때문에 나는 이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옮겨 놓은 에세이집인 줄 알았다. 『모든 것의 이야기』를 쓴 작가가 『나의 겨울』에 나오는 선생님인 줄 알았다. 나는 아직도 어딘가에 '선생님'이 따뜻한 메실 차를 마시고 있을 것만 같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주인공은 겨울방학을 맞아 할머니가 사시던 시골의 빈집으로 간다. 시골로 간 그는 다양한 사건들과 마주한다. 그가 사건들을 대하는 태도와 내면의 목소리를 통해 나는 나를 들여다보게 된다. 예를 들면 시골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주인공의 판단은 고개를 끄덕이게 되다가도 뭐 이렇게까지 얘기할 건 아니지 않나? 하는.... 이러한 생각을 반복하다가 '어린 학생이 뭘 알겠어' 하는 나의 편견을 인식하면서 퍼뜩 나도 이 학생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2장은 조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해와 달과 별> 이야기가 나온다. 무수히 봐 왔던 '해와 달과 별' 그리고 낮과 밤, 쨍쨍한 날과 흐린 날... 내 삶도 이렇게 조화롭게 흘러가고 있는 걸까. 큰 어우러짐 속에 섞여 남과 다르지 않게 그렇게 조화롭게 흘러가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아니, 그렇게 믿어 본다.
주인공의 겨울은 다른 누군가의 겨울처럼 전구 안에 따스한 빛을 가득 품고 있었던 게 아닐까. 어쩌면 불이 나간 전구라 해도 누군가가 한 바퀴만 돌려주면 환한 불을 밝힐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