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바다로
나카가미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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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주 선생님이 옮긴 『18세, 바다로』를 읽었다.

 

저자 나카가미 겐지는 일본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로 1976년 「곶」으로 제74회 아쿠타가와상을 , 1977년 『고목탄』으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과 예술선장 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복잡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충분히 복잡해 보인다.

 

최근 허호 교수님의 일본 문학 강의를 들었다. 자신이 번역한 작품 중, 나카가미 겐지의 『고목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말씀을 하셨다. 『고목탄』을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중에 이 작품과 만나게 되었다.

작품은 무언가 정화되지 않은 느낌이라고 할까, 무언가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든다. 저자가 18세부터 23살 때까지 발표한 작품을 담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어수선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김난주 선생님은 옮긴이의 말에서 아래와 같이 썼다.

 

'작가들의 초기 작품을 좋아한다.

아직 정체되지 않은 욕구와 열정이 작품 속에서 들끓기 때문이다.

아직 자리 잡지 않은 문체가 춤추듯 널뛰기 때문이다.

아직 확립되지 않은 세계관이 마그마처럼 분출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연하고, 격정적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낯선 작가 나카가미 겐지의 초기 작품집인 『18세, 바다로』 역시 그렇다고 섰다.

 

또, 저자의 말처럼 '질서 따위는 무의미하다, 파괴로, 혼란으로'가득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가 있는 작품은 다카오와 미쓰코」뿐이고 다른 작품들은 마치 시를 읽는 느낌이다. 「다카오와 미쓰코」는 소재가 참 독특하다. 그런 면에서 오쿠다 히데오의 『우리 집 문제』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다카오와 미쓰코」는 1979년 <18세, 바다로>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고 한다.

 

여러 단편 중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은 「잠의 나날」이다. 불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온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형이 자살한 즈음의 나이가 된 주인공. 그의 고뇌가 마치 내 일인 것처럼 내 마음도 뒤엉킨다.

 

마지막으로, 책의 표지에 시선이 머문다.

물 위에 떠 있는 사람, 물속의 여러 가지 해초, 산의 곡선, 그리고 하얀 점들과 동그라미. 동그라미는 달일까, 해일까?

 

일본 현대문학의 초기 작품을, 또, 작가의 설익은 초기 작품을, 만나보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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