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장정일 지음 / 미학사 / 1994년 11월
평점 :
절판


티비에서 구치소로 끌려가는 장정일의 눈빛에서도 시인을 느꼈다. 이 사람은 순수한 사람이고, 자신이 겪고있는 부조리함에 순수하게 경직된 표정으로 대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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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재즈를 믿느냐?>를 읽음으로써, 구할 수 있는 장정일의 소설을 다 읽게 되었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압수되어 시장에서 찾을 수 없는데, 뭐 한 작가의 모든 것을 읽겠다는 생각은 없으니 딱히 관심가는 것은 아니다.

장정일 소설은 <아담이 눈뜰때>에서 이어진 하나의 연작소설같다. '아담'은 대구사는 재수생이 날라리 생활을 하면서 남창 아르바이트등으로 턴테이블과 뭉크화집, 타자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90년에 <아담이 눈뜰때>를 쓰고, 92년에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쓰고, 94년에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를 썼다. 92년 소설에서 타자기를 마련한 소년은 표절작가가 되었고, 미친 은행원은 소설가로 성공한다. 94년 소설에는 소설가 은행원은 사이비교주가 되고 표절작가는 화냥년과 결혼하여 처제와 간통을 꿈꾼다.

끝없는 지리멸렬 이야기들을 연쇄시키면서 장정일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나는 외로울때 망상에 빠진다. 그때 그 시간에서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면. 그때 그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장정일도 참 외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외설스럽다. 맞다. 그런데 이렇게 서늘한 외설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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