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동의보감 - 내 몸은 내가 지킨다 허영만 허허 동의보감
허영만 지음, 박석준.오수석.황인태 감수 / 시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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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석 자에 많은 것이 들어있는 만화가 허영만 선생님.

비트, 타짜, 식객 등 히트작 대부분 영화화되었으며 최근에는 방송에서도 자주 뵙고 있다. 언제부턴가 한국 고유의 재료와 맛을 찾아 나서는 분으로 각인되어 있기도 하다.

그가 의학서적을 냈다? 박석준 오수석 황인태 세 분의 한의사와 3년간 함께 동의보감을 공부하며 열정을 쏟아낸 작품이라고 한다. 식객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음식과 건강은 인과가 있으니 말이다. 동의보감에 심취해서 공부하니 건강이 보이기도 하더라는 말씀도 하고 있다.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이란 인류가 보존하고 전승할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임을 인정받은 것을 말한다. 허준이 생각나는 것까지는 좋으나, 전광렬로 이어지고 드라마로 기억되니 조금 부끄럽기는 하다.

우리에게 동의보감은 무엇일까. 드라마? 허균의 홍길동전과 헷갈리는 허준의 동의보감? 조선시대에 쓴 오래된 민간 의학서적? 사실 대부분 그렇게 의미를 두지 않을 것 같다.

스터디 공부까지 하신 허영만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할까. 책을 시작하며 내 몸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내가 먹은 것, 내가 입은 것, 내가 움직이는 것은 물론 내 마음까지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라고 말한다. 사람을 고치는 처방이나 대처가 아니라 건강을 예방이 우선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니 만화로 보니까 본다는 표현을 해야 하는가?

어쨌든 동의보감이라는 것이 치료를 위한 서적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방이 최우선이고 병에 걸렸다면 잘 먹고 잘 자서 스스로 이겨 내야 하고 그게 어렵다면 마지막으로 약을 먹거나 침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학에 대해서 생각이 조금 바뀐 부분이 있다. 우리가 몸이 허약하거나 기력이 없을 때 부모님들이 보약 한재 먹으라고 하거나 실제 억지로 지어주곤 하신다. 반신반의 하면서 먹을 뿐이다. 그런데 한의학에 대해서 허영만 선생님의 이야기가 뭔가 번쩍하는 느낌이다.

한의학은 짧게는 몇 백 년, 길게는 1, 2천 년의 임상 경험을 통해 검증된 것이다. 더군다나 <동의보감>과 같은 국가에서 편찬한 의학서적에는 검정 되지 않는 것들을 함부로 담지 않았다

 

 

 

 

 

 

허준 <동의보감>5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몸 안을 살펴보는 내경, 몸 밖의 모습 외형, 다양하게 변화하는 병을 다루는 잡병, 병을 진단하는 법과 치료에 쓰는 약을 다루는 탕액, 침 치료에 관한 내용인 침구로 이루어져 있다.

허영만의 [허허동의보감]은 위의 다섯 가지 구분을 따르면서도 좀 더 세분하거나 덧붙이는 그림과 글들을 첨부하여 총 13장으로 되어있다. 각 장의 각 주제는 한두 장의 짧은 그림과 글로 한 주재를 담아내고 있다. 세어보니 대략 161가지 주제다. 하나의 주제로도 임팩트 있게 다가오기도 하고, 몰랐던 내용, 흥미로운 부분 등 실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건강뿐 아니라 의식주와 일상생활 등 사람 사는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는 듯하다. 읽어 본 소감으로는 끝까지 읽은 뒤에야 동의보감이 무엇인지 큰 윤곽이 그려지는 느낌이다.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동의보감은 사람의 정, , 신을 바탕 아래 이루어져 있다. , , 신은 각각이 아니라 넓게 보면 하나라고도 한다. 여러 이야기를 하는데, 남녀관계에 관해서는 과하다고 할 정도로 많이 할애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부분이라고 허영만 선생님이 강조하는 듯하다. 일반적인 상식과 다른 또 잘 모르는 부분까지 속속들이 이야기하고 있어 약간은 화끈거리는 감이 있기도 하다. 계속 보고 읽다가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고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명확히 알 수 있기도 하다. 단순한 남녀관계가 아니라 우리 몸의 정, , 신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모든 부분이 건강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남녀관계 부분까지도 건강과 관련이 있다고 <동의보감>에게 다루었다고 하니 놀랍기도 하다. 사람의 일상과 인간의 흥망성쇠까지 다루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허허동의보감]은 아플 때 필요한 책이 아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책이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일상에서의 일들이 하나하나의 의미를 주고 있다. 먹고 마시고 즐기고 입고 성생활 부분까지 세심하게 말해주고 있다. 숨 쉬는 것까지도. 건강이 나쁠 때 병원을 찾는 것보다 건강할 때 예방하는 것이 최고의 명약이라고 하는 듯하다. 평소에 가볍게 읽어 두거나 생각날 때 읽어도 좋겠다.

허영만 선생님 특유의 그림과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리는 힘은 여전하다.

 

 

=가디언출판사 서평단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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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술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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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점성술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한희선 옮김

검은숲

 

 

 

 

 

 

점성술 살인사건은 일본의 본격파 추리소설 작가인 시마다 소지가 1980년 출간한 작품입니다. 본격 추리소설이란 일본의 추리소설을 대표하는 장르로, 사건이 있고, 범인이 있으며, 범인에 의한 트릭이 있고, 이를 명탐정 캐릭터가 등장해 해결하는 구조를 가진 소설을 말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무위키 등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이 시마다 소지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1980년 작품이지만 지금까지도 다수의 매체와 추리 매니아 에게 일본 미스터리의 역사를 바꾼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시마다 소지가 직접 완성도를 높여서 개정판을 내놓았습니다.

이 책을 처음 읽는 사람들이 부러울 뿐이다.”라는 문구가 흥미로워서 선택한 책입니다.

 

 

 

 

 

 

도입부 줄거리(얼마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점성술사를 하며 간혹 탐정 일을 하는 미타라이와 그의 조수 겸 친구이자 미스터리 중독자인 이시오카에게 한 여성이 찾아와 우메자와가 점성술 살인사건과 관련한 아버지의 수기를 보여주며 사건을 의뢰한다.

점성술 살인사건이란 40년 전 어느 화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완벽한 밀실인 채로 살해되고, 이후 6명의 딸이 잔혹하게 살해되어 일본 전역에서 발견되었던 연쇄 살인사건이자 현재까지 미제로 남은 사건이다. 워낙 유명한 사건으로 많은 수사진이 동원되었고 세간의 관심도가 높아 미스터리 매니아들에게 지금까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점성술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밀실에서 살해당한 화가의 책상에 있던 다소 충격적인 수기 때문이다. 수기에 적힌 화가의 이런저런 이야기들과 함께 별자리가 모두 다른 여섯 딸의 몸 일부로 아조트라는 것을 만든다는 내용 때문이다. 마치 연금술사처럼. 아니 화가는 자신을 연금술 같은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완벽한 인체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한다.

서양의 점성술에서 각각 별자리가 의미하는 금속으로 딸들을 살해한 후 각각 별자리가 해당하는 신체 부위를 절단하여 이를 조립하여 완벽한 신체를 만든다는 엽기적인 내용이었다. 수기에는 여섯 딸의 별자리가 각각 다른 것이 자신에게 행운이자 운명이라는 것이었다. 자신의 몸속에 악마가 깃들여 있다고도 한다.

 

 

 

 

 

 

1년여를 거쳐 여섯 딸은 일본 각지의 발견되었는데, 각 딸의 별자리가 의미하는 금속의 광산에서 발견되었다. ‘아조트는 발견되지 않았다. 의문점은 여섯 명을 묻어 놓은 깊이가 달랐다는 것이다. 미스터리한 점은 화가의 사망이 먼저이고 얼마 뒤 여섯 딸이 살해되었다는 것이다. 더 혼란스러운 점은 경찰에서 모든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였으나 알리바이나 동기에서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 사건을 다룬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매니아들은 다양한 논리로 범인을 추리하거나 화가가 만들었다는 아조트를 찾아 일본 각지를 찾아 나서기도 하였다. 그렇게 40년이 흘렀다.

사건 40년 뒤 미타라이와 이시오카에게 찾아온 한 여성은 사건의뢰를 하며 아버지의 수기를 보여주었다. 당시 경찰관이자 점성술 살인사건을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적어 놓은 수기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내용이었다. 역시 충격적인 내용이고 사건의 진상에 한발 다가갈 수 있는 단서이기도 했다.

한발 다가서며 한 개의 매듭은 풀겠지만, 얽힌 매듭 전체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우메자와가 점성술 살인사건은 그렇게 점성술사이자 탐정 그리고 미스터리 매니아인 이들 두 사람 손에 놓였다.

 

 

 

 

 

 

개인적인 후기

 

일단 1980년 작품이고 최근에 사마다 소지 작가가 직접 개정한 것이라 지금 읽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아마도 개정판이 아니더라도 오래된 작품이라는 거리감 없이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작품의 시점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추리소설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읽어 본 분들이 많을 건데, 본격 추리소설을 접해보고 싶거나 범인을 찾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책입니다.

목차의 짜임새와 구성부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밀실에서 사망한 화가의 수기, 40년 뒤 추리를 하는 두 인물, 또 다른 수기의 등장, 두 인물이 아조트를 찾아 나서고, 갑자기 작가가 나타나 독자에게 도전장을 내밉니다. 지금까지 모든 완벽한 단서를 주었다고 말하며 범인과 방법을 추리해 보라고 말합니다. 두 인물이 또 얼마간의 진척을 보일 때쯤 독자에게 두 번째 도전장을 내밉니다. 결정적인 단서와 함께 제발 추리를 풀어달라고 말합니다.

 

 

 

 

 

 

처음 등장하는 수기를 읽으면 점성술과 연금술이라는 오컬트의 기초적인 소재로 인해 소름이 돋고 공포감을 조성합니다. 앞부분의 수기와 이어지는 미스터리적인 사건으로 인해 책을 읽는 내내 얼마간의 무서움으로 책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사건을 추리하는 두 인물의 등장으로 현실감을 주면서 소설은 묘한 균형을 맞추며 흘러갑니다.

작가의 독자에 대한 도전은 흥미로웠습니다. 첫 번째 도전에서는 도저히 몰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포기하고 그냥 읽었으나, 두 번째의 도전에서는 책을 덥고 몇 시간 동안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도전 전의 노골적인 단서를 바탕으로 척척 모든 게 들어맞는 희열을 조금 맛보기도 했습니다. 이래서 본격이나 신본격 추리소설에 빠지는구나 생각들었습니다. 사마다 소지 작가의 다른 작품에 또 손이 가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신본격 추리소설의 대가 사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추리에 조금 더 눈을 뜸과 동시에 더 깊은 늡에 빠져들 것 같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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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숲에서 인간을 발견하다 - 성장하고 기뻐하고 상상하라 김진애의 도시 3부작 2
김진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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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곳, 여행을 가고 출장을 가는 곳, 비행기를 타고 가보고 싶은 곳, 그곳 도시에 관한 이야기이다. 도시건축가가 들려주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 보고 걷고 맛보며 즐기는 이야기. 전문가의 시각으로 도시를 들여다보면서도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하는 에세이 이기도 하다.

 

 

알뜰신잡 출연으로 도시건축가로 이미지화된 김진애 박사의 책이다. 그녀의 이력을 좀 더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 공대 800명 중 유일한 건축학과 여대생으로 출발하여, 78년 신행정수도 기획단, 87MIT 도시계획학 박사, 94년 타임지 차세대 리더 100, 07년 카이스트 미래도시연구소 겸직교수, 1118대 국회의원. 그리고 그녀의 책을 검색해 보면 생각보다 많은 저서를 내놓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제주올레의 이름을 짓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고도 알게 된다. 다양하고 활발한 이력이 눈에 띈다.

 

 

 

 

 

 

도시건축가 김진애의 이력과 다양한 저서와 활동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 김진애의 도시 3부작이 아닐까 한다.

 

도시3부작은 도시에 대한 애착으로 도시가 더 대중적인 관심 주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랜 시간 동안 해온 작업물을 묶는 책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건축과 도시에 관한 지식을 기반으로 각종 정책에 참여한 경험과 활발한 저서 활동의 바탕이 되는 대단한 필력으로, 도시라는 주제를 통해 사회를 들여다보고 나아가 인간의 삶과 인생을 들여다보기도 하는 책들이다.

 

[도시의 숲에서 인간을 발견하다]김진애의 도시 3부작중 두 번째 시리즈에 해당한다. 이번 두 번째 책은 세계 여행을 하듯 여러 도시 곳곳을 들여다보며 도시가 만들어진 배경과 성장의 과정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삶과 내면까지 통찰하는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다. 저자의 다양한 식견과 혜안을 볼 수 있다.

 

 

 

 

 

 

책은 4개의 카테고리로 되어있다.

 

1. 호기심을 깨우라

모든 것의 시작은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말하며, 도시에도 호기심을 가지라고 말하는 듯하다. 나아가 지적감동을 얻고 통찰의 눈으로 무엇이든 그려 낼 수 있다면, 그것이 도시이든 인간사이든 스스로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종로통 전주 보스턴, 바르셀로나 밀라노 진주, 베로나 로마, 런던 파리, 서울 그리고 영화 본 아이덴티티에 등장하는 도시들을 작가의 눈으로 여행을 떠나본다.

 

2. 성찰하며 선택하라

복잡한 도시를 이해하고 보는 눈을 키운다면 인간이 만든 온갖 종류의 복잡한 것도 좀 더 잘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쿠리치아 두바이, 뉴욕,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워싱턴 DC 상트페테르부르크 바티칸, 서울과 평양 동베를린과 서베를린, 임시행정수도 행복도시(세종시)를 성찰해 본다.

 

3. 몸을 담고 기쁨에 빠져라

도시를 즐기는 방법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도시를 여행하며 걷고, 하루를 보내며, 눈을 감고 느껴보며, 먹어보며, 사람속에 빠져 보라고 말한다.

제주올레 인사동과 북촌, 빈 암스테르담 헤이그 로테르담, 베네치아 광저우 시애틀, 쿠알라룸푸르를 즐겨본다.

 

4. 시공간을 넘나들며 상상하라

도시의 미래에 관해서 짚어보고 있다.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SF영화 속 도시의 모습들이다. 도시의 미래는 우리 삶의 미래이기도 하다.

폼페이 뉴올리언스, 유토피아, 영화 매트릭스 블레이드러너 마이너리티리포트를 통해 미래의 도시를 그려본다.

 

 

 

 

 

 

도시를 여행하는 저자의 접근 방식은 실로 다양하다. 단순한 선과 면, 강과 산, 빌딩 등으로만 표현하지 않는다. 지금 현재의 있는 그대로의 도시 모습으로 시작해서,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국제 정세적으로 분석하고 있기도 하고 때로는 영화로 도시를 보기도 한다. 저자가 경험한 국내와 해외의 여러 도시의 체험을 바탕으로 도시와 도시를 비교 분석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서로 공감되기도 상반되기도 하면서 마지막엔 항상 인간에 관한 부분을 돌아본다. 많은 시간과 고민으로 나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독자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성찰하며 선택하고, 몸을 담고 빠져보고, 넘나들며 상상하라는 것은 저자가 실천해 보고 터득한 도시를 즐기는 방법이요 인생을 배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전문가의 눈으로 도시의 관점을 볼 수도 있었고, 세계 여러 도시를 여행하였으며, 인간의 삶과 인생에 대해서도 말해주는, 글 잘 쓰는 도시건축가의 한편의 멋진 에세이였다. 갑자기 나도 어느 도시로 기차를 타고 가보고 싶기도, 짐을 싸고 해외여행을 떠나 보고 싶게 만든다. 도시를 여행하는 눈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 두근거림도 생겼다. 아마도 호기심이겠다.

 

다산초당 서평단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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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호실의 원고
카티 보니당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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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따라가며 원고의 과거를 찾아나서지만, 마지막에는 지금 현재와 마주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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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호실의 원고
카티 보니당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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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 줄거리(스포 약간)

프랑스 서부 세계적인 휴양지의 어느 호텔 128호실. 휴가차 가족과 함께 묵게 된 중년여성 안느는 침대 옆 협탁 서랍에서 원고 하나를 발견한다. 독서광인 안느는 휴가 동안 원고를 읽고 감동을 받았고, 원고의 주인을 찾고자 첫 번째 장이 끝나는 부분에 쓰여있던 주소로 편지를 보낸다. 오래된 원고에 적힌 주소와 수신인을 적을 수 없었던 편지의 답장이 다행히도 1주일 후에 회신 되었다.

 

파리 서쪽 시골 마을에서 거주하는 실베스트르는 자신이 쓴 30년 전 원고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안느에게 답장을 보냈다. 감사의 말과 함께 두 가지를 알려 주었다. 원고는 30년 전 캐나다 여행 중에 읽어 버렸으며 그로 인해 작가의 꿈은 접었다는 것과 보내준 원고의 후반부는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느실베스트르의 답장을 받고 그에게 후반부를 다시 써보라고 권유한다. 앞부분의 순수함과 감수성이 후반부의 기교와 탁월함보다 좋았다고도 덧붙였다. 그리고 결심한다. 후반부를 쓴 작가가 누군지, 어떻게 해서 30년 전 캐나다의 몬트리올 공황에서 잃어버린 원고가 쓰레기통으로 사라지지 않고 프랑스의 유명한 휴양지 호텔의 128호실 협탑 속에 갇히게 되었는지 밝히 기로 결심하였다.

 

 

 

 

 

 

 

 

개인적인 후기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과 여러 인물이 주고받는 편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 클래식한 편지로 전개가 될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주고받는 편지를 쫓아가는 것은 비밀스러운 남의 사연을 엿보는 재미와 나에게 전달되는 은밀한 사연인 담긴 듯한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단어와 문장을 따라가며 한 글자라도 놓치지 않게 만드는 힘이 책에 있었습니다.

 

과거를 추적하는 중심인물인 중년의 여성 안느는 편지에 익숙한 사람이어서 문장력과 표현력이 좋아 읽는 재미가 있었고, 안느에게 보내오는 편지는 과거로 한 발짝씩 다가가는 사연이 담겨 있는지라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를 염탐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안느가 받은 편지에는 하나 같이 소설 원고를 읽고 뭔가를 깨우쳐 인생이 바뀌었음을, 특히 사랑이라는 것에 용기를 얻었다는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초반에는 의문의 128호실의 원고가 30년 만에 원작자에게 돌아가게 된 사연을 쫓아가는 흥미에 빠졌고, 중반으로 가면서는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가진 인물들의 사연과 그들의 모습이 점점 뚜렷해지는 것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원고의 과거를 찾는 것보다 편지를 주고받는 여러 당사자의 현재의 모습과 사연에 빠져들고 있는 모습을 느꼈습니다. 편지만으로도 멋진 소설이 되었습니다.

 

책을 덮을 때쯤엔 과거와 현재의 사랑을 어떻게 대하고 지금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조금 느껴 보았습니다.

 

소설이라는 배가 우리를 태우고 멀리까지 데려가 우리 삶에 깊이 스며들고 우리를 영원히 변화시킨다는 것도 알죠. 종이 속 인물들이 우리의 추억을 변화시키고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 수 있다는 것도 저는 알고 있어요.” 편지의 내용 중.

 

한스미디어 서평단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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