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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숲에서 인간을 발견하다 - 성장하고 기뻐하고 상상하라 ㅣ 김진애의 도시 3부작 2
김진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우리가 사는 곳, 여행을 가고 출장을 가는 곳, 비행기를 타고 가보고 싶은 곳, 그곳 도시에 관한 이야기이다. 도시건축가가 들려주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 보고 걷고 맛보며 즐기는 이야기. 전문가의 시각으로 도시를 들여다보면서도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하는 에세이 이기도 하다.
알뜰신잡 출연으로 도시건축가로 이미지화된 김진애 박사의 책이다. 그녀의 이력을 좀 더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 공대 800명 중 유일한 건축학과 여대생으로 출발하여, 78년 신행정수도 기획단, 87년 MIT 도시계획학 박사, 94년 타임지 차세대 리더 100인, 07년 카이스트 미래도시연구소 겸직교수, 11년 18대 국회의원. 그리고 그녀의 책을 검색해 보면 생각보다 많은 저서를 내놓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제주올레의 이름을 짓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고도 알게 된다. 다양하고 활발한 이력이 눈에 띈다.
도시건축가 김진애의 이력과 다양한 저서와 활동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 ‘김진애의 도시 3부작’이 아닐까 한다.
도시3부작은 도시에 대한 애착으로 도시가 더 대중적인 관심 주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랜 시간 동안 해온 작업물을 묶는 책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건축과 도시에 관한 지식을 기반으로 각종 정책에 참여한 경험과 활발한 저서 활동의 바탕이 되는 대단한 필력으로, 도시라는 주제를 통해 사회를 들여다보고 나아가 인간의 삶과 인생을 들여다보기도 하는 책들이다.
[도시의 숲에서 인간을 발견하다]는 ‘김진애의 도시 3부작’ 중 두 번째 시리즈에 해당한다. 이번 두 번째 책은 세계 여행을 하듯 여러 도시 곳곳을 들여다보며 도시가 만들어진 배경과 성장의 과정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삶과 내면까지 통찰하는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다. 저자의 다양한 식견과 혜안을 볼 수 있다.
책은 4개의 카테고리로 되어있다.
1. 호기심을 깨우라
모든 것의 시작은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말하며, 도시에도 호기심을 가지라고 말하는 듯하다. 나아가 지적감동을 얻고 통찰의 눈으로 무엇이든 그려 낼 수 있다면, 그것이 도시이든 인간사이든 스스로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종로통 전주 보스턴, 바르셀로나 밀라노 진주, 베로나 로마, 런던 파리, 서울 그리고 영화 본 아이덴티티에 등장하는 도시들을 작가의 눈으로 여행을 떠나본다.
2. 성찰하며 선택하라
복잡한 도시를 이해하고 보는 눈을 키운다면 인간이 만든 온갖 종류의 복잡한 것도 좀 더 잘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쿠리치아 두바이, 뉴욕,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워싱턴 DC 상트페테르부르크 바티칸, 서울과 평양 동베를린과 서베를린, 임시행정수도 행복도시(세종시)를 성찰해 본다.
3. 몸을 담고 기쁨에 빠져라
도시를 즐기는 방법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도시를 여행하며 걷고, 하루를 보내며, 눈을 감고 느껴보며, 먹어보며, 사람속에 빠져 보라고 말한다.
제주올레 인사동과 북촌, 빈 암스테르담 헤이그 로테르담, 베네치아 광저우 시애틀, 쿠알라룸푸르를 즐겨본다.
4. 시공간을 넘나들며 상상하라
도시의 미래에 관해서 짚어보고 있다.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SF영화 속 도시의 모습들이다. 도시의 미래는 우리 삶의 미래이기도 하다.
폼페이 뉴올리언스, 유토피아, 영화 매트릭스 블레이드러너 마이너리티리포트를 통해 미래의 도시를 그려본다.
도시를 여행하는 저자의 접근 방식은 실로 다양하다. 단순한 선과 면, 강과 산, 빌딩 등으로만 표현하지 않는다. 지금 현재의 있는 그대로의 도시 모습으로 시작해서,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국제 정세적으로 분석하고 있기도 하고 때로는 영화로 도시를 보기도 한다. 저자가 경험한 국내와 해외의 여러 도시의 체험을 바탕으로 도시와 도시를 비교 분석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서로 공감되기도 상반되기도 하면서 마지막엔 항상 인간에 관한 부분을 돌아본다. 많은 시간과 고민으로 나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독자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성찰하며 선택하고, 몸을 담고 빠져보고, 넘나들며 상상하라는 것은 저자가 실천해 보고 터득한 도시를 즐기는 방법이요 인생을 배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전문가의 눈으로 도시의 관점을 볼 수도 있었고, 세계 여러 도시를 여행하였으며, 인간의 삶과 인생에 대해서도 말해주는, 글 잘 쓰는 도시건축가의 한편의 멋진 에세이였다. 갑자기 나도 어느 도시로 기차를 타고 가보고 싶기도, 짐을 싸고 해외여행을 떠나 보고 싶게 만든다. 도시를 여행하는 눈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 두근거림도 생겼다. 아마도 호기심이겠다.
다산초당 서평단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