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의 추천으로 읽은 이 책, 결론부터 말하면 학생들이 대하기는 불편하다이다. 공부의 필요성과 그 방법,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이 책은 어른들이 보면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필요한 것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 책이다. 그들이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잘 정리한 것일 수 있다.

물론 이 책에서 하는 말은 거의 옳은 말이다. 하지만 결론은 무엇인가? 결국에는 공부를 하라는 말이다. 친절하게 풀어서, 그 필요성과 그 이후의 달콤한 성공을 얘기하는 이 책은 그런 교육과 학습에 직면해 있는 나 자신에게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다지 사려깊지 않은 내 또래 아이들은 '결국엔 공부하라는 소리잖아?'하고 책을 덮어버리거나, '이제는 정말 공부 좀 해야겠다'라 생각하다 작심삼일 할 것이 뻔하다.

본래 건전한 사고방식과 확실한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현명한 아이라면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은 이미 자기 자신을 위해 현명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게 전혀 새롭지 않은 아이들이다. 진정으로 이런 책이 필요한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도 별다른 것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단순히 독서를 좋아하는 나 역시 읽을 때는 재미있었지만 읽기 전과 읽고나서의 차이는 별로 없다. 하지만 나에겐 이것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다른 이들에겐 어떻게 보일지 모른다. 이 책에서 가르쳐 주는 것은 나에게 이렇게 비추어진다.

'대학생이 되면, 사회에 나가면 분명히 좋은 결실이 있을테니 학생으로서 공부만 하라!' 이것이 진정 이 책이 하고싶은 말일까? '공부를 해야할 이유와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들은 모두 가르쳐 주었으니 열심히 공부를 해라'가 이 책이 하고싶은 말인가? 그 이상은 없는가? 이 책은 성공한 사람들이 모두 대학을 나온 건 아니라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성공한 사람들 중에 대학을 안나온 사람은 극히 드물다, 컴퓨터 업계에서 대학을 안나온 사람은 없다며 결국엔 '공부를 해야지만 성공한다'고 학생들에게 호소한다.

글쓴이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 장사해서 성공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중의적인 표현이다. 표면적으로는 학생들에게 어떤 일이든 공부를 해야지만 성공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학업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라 생각된다. 그 분야에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그 일을 열심히 해야하지 학교공부는 별 상관이 없다.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에 가는 것은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를 선점했다 뿐이지 그것이 성공과 일맥상통하는 건 아니다. 성공의 가장 쉬운 길은 학교 공부를 잘하는 것이니 공부를 열심히 하라. 이것이 이 책이 하고 싶은 말로 보인다.

이 책에서도 하버드대에 나와도 평생을 노숙자로 살아가는 이를 잠깐 언급 했는데, 아무리 공부를 잘한다고 해도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 혹은 피나는 노력으로 전공분야를 살리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단순히 공부만 하라, 지금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공부만 하면 된다라 하는 건 설득력이 부족해 결국엔 아무리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자꾸만 추상적인 성공만을 말하면 아이들은 곧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다시 주춤거린다. 이 책을 쓴 사람은 공부가 안되는 요인과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지만 아이들을 설득시키는 능력은 탁월치 않은 듯 하다. 실제로 이 책에서 다루는 것들은 대부분 뻔한 내용들로, 학교 내에서 상위권에 있는 아이들이라면 읽을 필요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라도 공부를 해야겠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는 아이가 직접 이 책을 찾아 읽었다면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아이에게 공부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기엔 이 책이 말하는 성공의 필요성, 성공의 방법은 너무 추상적이고 흔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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