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제품의 언어

제품의 언어 - 디지털 세상을 위한 디자인의 법칙 ㅣ UX 컬처 시리즈 1
존 마에다 지음, 권보라 옮김 / 유엑스리뷰 / 2021년 1월

제목 낚시가 너무 심합니다. 이 책은 UX디자인 책이 아니라 컴퓨터공학 교양책입니다. 원저의 Machine이란 표현을 제품이라고 초월번역하면서까지 왜 UX 책으로 둔갑시킨건가요? 저만 잘못봤나 했는데 함께 읽은 독서모임 멤버 모두 당혹했네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황당하고 출판사에 실망입니다.

[100자평] 더 해빙

더 해빙 -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이서윤.홍주연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3월

책의 퀄리티도 퀄리티지만 명백한 사기인데, 이렇게 버젓이 팔려도 되는가? 고등학교 때부터 자문했다던 대기업들이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대통령하고는 어떻게 만났는지도 모르겠다. 오바마를 발굴한 Jane Dystel이 더해빙을 추천했다는데 구글 검색해도 나오지도 않는다. 딱 사이비종교 책이다.

[100자평] 90년생이 온다

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인종주의가 연상될 정도로 편합한 관점으로 세대를 구분한다.
90년대생에 대한 HR적/시장적 분석의 시도 자체는 높게 살만하나, 본질을 읽어내는 작가의 학술적인 능력치의 부족이 여실히 느껴지는 책.
90년대생은 커리어적 동기/목표가 있다는 것인지 없다는 것인지 작가 본인이 헷갈리는 듯.

[100자평] 일취월장

일취월장 - 일을 잘하기 위한 8가지 원리
고영성.신영준 지음 / 로크미디어 / 2017년 12월

성공한 적이 없는 사람이 성공에 대한 자기계발서를 팔아 성공하는 것과 같이, 일을 잘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이런저런 책의 짜집기로 ‘일을 잘함‘에 대한 책을 엮으니 깊이가 얕다. 저자는 저신들의 책이 지식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했는지 양심적으로 생각해보기를.

책 자체가 마케팅

마케팅이다 - 세스 고딘의
세스 고딘 지음, 김태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너무나 진부한 이야기, 당연한 이야기로 366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재주가 놀랍습니다. 실무를 전혀 모르는 분이 High level 관점에서만 논해 도움되는 구절을 찾기 힘듭니다. 전혀 다른 직무에 있다 마케팅팀을 이끌게 된 관리자급 정도 되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당혹스럽게 했던 구절을 두 구절만 공유합니다.

"브랜드 마케팅 광고를 한다면 인내심을 가져야. 굳이 효과를 측정하려 들지 마라.(..중략...)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브랜드 마케팅 광고에 돈을 쓰지 마라. (..중략...) 앞에 나오는 두 문단만 기억해도 당신이 이 책을 읽기 위해 들인 시간과 돈을 충분히 보상해줄 것이다."

→ 전혀 보상이 안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런 식의 진부하고 관념적이고 선언적인 표현으로만 가득 차 있으며, 실증, 방법론화는 거의 없었습니다. 군데군데 케이스스터디가 있으나 깊이가 너무 얕네요.

"일반 웹사이트에 광고를 실으면 80달러에 100만명에게 노출시킬 수 있다"

→ 무차별로 메세지를 뿌리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예시로 저자가 말하는데, 80달러에 100만명이면 CPM이 80원인데 아무리 무차별이라도 무조건 집행할 가격이지요. 

이 책을 읽고 깨달은 것은 제가 이 책의 마케팅에 당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야 "THIS IS MARKETING"이라는 책 제목이 다르게 보이는군요. 마케팅이라는 업계에서 아무런 지식적 부가가치 창출 없이, 짜집기와 저자 명성으로도 중박을 치는 책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기존에 마케팅 관련된 책을 두어권 이상 읽으신 분들에겐 비추합니다. 마케팅을 정말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읽어보실만 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