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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아가씨 ㅣ 페이지터너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남기철 옮김 / 빛소굴 / 2023년 4월
평점 :
‘ 전쟁에 청춘을 빼앗긴 여자.
일생일대의 마법 같은 순간을 마주하다.
자정을 알리는 종이 친 뒤 시작되는
신데렐라의 진짜 이야기.’ - 책 표지 뒷면 발췌-
1차 세계대전 후, 1920년대 오스트리아 시골 마을, 우체국. 이곳에서 근무하는 20대 아가씨 크리스티네는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단둘이 변화없는 일상을 살고 있다. 행복했던 어린시절 맞닥뜨렸던 1차 세계대전은 그녀 오빠의 생명 그리고 그녀의 안온했던 삶을 빼앗아 버렸다.
친척의 도움으로 우체국에 취직하여 그럭저럭 일상을 지내던 크리스티네에게 어느날, 날아온 전보한통. 오래전 미국으로 떠났다는 이모가 스위스 한 휴양지에서 보낸 초대장이었던 이 전보 한통은 크리스티네의 삶에 깊고 넓은 파문을 일으키는 그 시작이 된다.
어머니의 배려로 이모가 있는 휴양지로 가게되고, 그곳에서 여태 한번 경험한적 없는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며 제 나이 또래의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알아가게 되는 크리스티네. 하지만, 각자의 사정과 이기심으로 인해 그 꿈만 같았던 시간에서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온 크리스티네는 이제 예전과 같은 자신의 삶을 받아 들일 수가 없다. 이렇게 시작되는 크리스티네의 질풍노도.. 시시때때로 울화가 치밀며 엉뚱한 이들에게 그 분노를 발산하며 현재 자신의 삶을 부인하고 싶어한다. 그렇게 방황하던 삶을 지내 던 중 만나게 된 남자, 그 남자가 겪어낸 1차 세계대전, 그리고 그 남자와 크리스티네가 공유하고자 하는 미래.
그 시절 그들 모두가 겪어낸 각기 다른 ‘전쟁’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고, 점점 더 심해져가만 하는 부의 편중 그로인한 대다수 극단적인 가난을 경험했을 그런 개인의 삶을 보여준다. 전쟁과 가난, 함께 사라져버린 개개인의 평온. 그 과정을 오로지 개인으로 겪어내는 크리스티네의 심정에 대한 변화 추이를 바라보면서, 때로는 공감의 마음도, 때로는 한없는 무력함도 경험할 수 있었다.
그 끝이 보니앤클라이드가 됬을지 명랑한 추리물이 되었을지 아니면, 상상가득했지만 결국 그저그런 일상이 되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도 왠지 같은 마음이고 싶은 생각을 들게 했다.
“좋아, 한번 해보자!” (p.422)
결코, 절대 그냥 흘려 지나쳐버릴 수 없었던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중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