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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공작새 ㅣ 사이그림책장
헤르만 헤세 지음, 오승민 그림, 엄혜숙 옮김 / 가나출판사 / 2026년 3월
평점 :
전시를 간 적이 있습니다. 그림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 그의 글이 오래 마음에 남았던 기억이 있어요.
이 그림책의 글은 헤르만 헤세가 1911년에 발표한 단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판사의 책 소개를 보니, 불안한 시기에 쓰인 작품이라는 설명이 있었는데요. 그 불안한 마음을 마주하며 글을 써 내려갔을 작가의 시간을 조심스럽게 떠올려 보게 됩니다.
오승민 작가의 그림책도 참 인상적입니다. 제가 이전에 보았던 작품들 역시 강렬하면서도 깊이 있는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고, 어딘가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었는데요. 밤의 공작새는 그중에서도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글의 깊이만큼이나 그림과 글의 상호작용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비 수집에 취미를 가진 그림책 속 화자(나)는 공작나방을 갖고 싶어집니다. 친구가 공작나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가 보지만, 그 마음이 커지면서 결국 사건이 일어나고 맙니다.
무언가를 간절히 갖고 싶은 마음, 그로 인해 생기는 갈등, 그리고 친구와의 관계까지,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성장 과정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법한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낸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면 더욱 풍성한 대화가 오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른들 역시 함께 읽으며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현재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고요.
여운이 많이 남는 그림책이었습니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