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발끝 하나 까닥하기 싫어> 그림책의 표지 고양이의 모습과 표정은 발끝 하나 까딱하기 싫음을 전달해 준다.
"꼼짝도 하기 싫어......"라고 시작되는 그림책, 꼼짝도 하기 싫어하는 고양이를 보며 요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에게는 자주 꼼짝도 하기 싫은 마음이 꽤나 자주 올라온다.
친구들은 고양이 '그레그'를 부른다. 그레그에게 인사도 하고, 파티에 같이 가자고 제안도 하고, 저 너머에 뭐가 있는지 같이 보러 가자고 하기도 한다. 저 너머에 뭐가 있는지 같이 보자는 말에 그레그는 상상을 한다. 뱀이 '그레그'에게 다가오고, 곰이 '그레그'에게 다가오는 무시무시한 장면을 상상한다.
'그레그'는 사실 자신은 꼼짝하기 싫은 것이 아니고 울적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한다.
친구들은 그레그의 울적한 마음을 전달받은 후, 그레그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곁에 있어도 되냐고 묻는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함께 곁에 있어주는 친구들을 경험한 그레그는 비로소 자신의 이야기를 할 힘을 얻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는 꼼짝하기 싫은 사람을 보고 게으르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사실은 게으른 게 아니라 울적한 마음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힘이 없는 것인데 말이다. 어쩌면 꼼짝도 하기 싫은 자신도 자신의 울적한 마음을 알아채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의 마음을 알아챌 수 있다는 것, 나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전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해해 주고 함께 곁에 있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낄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의견에 의해 작성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