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중이염이 걸리고 3주 넘게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기에 평소보다 짜증이 더 심해져있었다. 아이가 아프니까 더 짜증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아이를 이해하려했지만, 약국에서 장난감을 사지 않기로 약속하고 들어갔지만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에게 화가 났다. 실은 그간 참아왔던 나의 화가 한꺼번에 터진 것도 있고, 장난감을 잔뜩 진열해놓은 약국에도 화가 났다. 그렇게 화는 아이에게 다 전해졌다.
훈육은 필요하지만 눌러왔던 화가 아이에게 터질 때가 있다. 그리고 남편에게 전가될 때도 있다. 이렇게 화가 나고 마음을 다스린 후, ‘엄마가 되고 내면아이를 만났다’ 책이 집에 도착했다.
육아를 하며 가장 견디기 힘든 부분이 생길 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왜 내가 그 부분에서 화가 났는지 생각해보면 떠오르는 과거의 일들이 있곤 했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엄마가 만나는 내면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이론에 기반하여 저자가 경험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어 이해하기가 쉬웠다.
1장은 ‘엄마가 된 후 마주한 진짜 나’였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큰 용기를 냈던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나 자신을 직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그리고 나의 감정은 아이에게 전해진다는 것이었다. 엄마의 수치심, 죄책감, 초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장은 애착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애착에 대해 사례와 함께 알려주어 이해하기 쉬웠고, 나의 애착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애착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알 수 있다.
3장은 ‘엄마의 내면아이 만나기’이다. 에릭슨의 심리 사회적 발달단계를 제시하였고, 어디에서 나에게 힘든 기억이 있는지 돌아볼 수 있다. 한 단계가 끝날 때마다 ‘엄마의 내면아이 연습장’이라고 빈 칸이 제시되어있어서 엄마들이 과거를 돌아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볼 수 있다.
4장과 5장은 엄마의 내면아이를 돌보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심리 사회적 발달단계를 중심으로 엄마에게 필요한 치유 방법을 제시해준 것이다. 예전에는 책을 읽을 때 직접 생각하고 써보는 부분을 넘어갔는데, 이제는 짧게 생각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깊게 생각하고 손으로 직접 적어본는 것의 중요성을 느낀다. 감정일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많은 상담가들이 이야기하는데, 그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잠시 생각만 하는 것과 직접 써보는 것은 내가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꼭 써보기를 추천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는 일은 누구에게나 낯선 일일 것이다. 그래서 어렵고 불안하고 잘하고 있는 것인지 흔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계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이를 키우며 나도 같이 성장한다는 말이 참 와닿는 요즘이다. 책을 옆에 두고 계속 펼쳐보게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