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두꺼운 그림책입니다. 수많은 사람들 위로 펄럭이는 노란 보자기 한 장이 눈에 들어오는 표지입니다. 왠지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을 펼치니 한 할아버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평생 옷감을 짜며 산 할아버지가 등장합니다. 그렇게 옷감을 짜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던 할아버지는 남에게 베풀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만든 것이 보자기 한 장 이었지요. 그렇게 정성으로 만든 보자기를 할아버지는 바람에 날려 보냅니다.
보자기는 어디로 갔을까요? 처음 보자기가 다다른 곳은 혼자 사는 시골집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노란 보자기를 좋아하며 딸네 집에 가는 길에 가지고 가려던 음식을 보자기에 싸서 들고 갑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딸을 만나 음식을 전해주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죠.
딸에게 전해졌던 보자기는 도시락을 싸는 보자기가 됩니다. 딸은 남편이 일하는 곳으로 도시락을 싼 보자기를 들고 갑니다. 그렇게 보자기를 펼쳐 도시락을 남편에게 전해 따듯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남편은 보자기를 빨아 빨랫줄에 널어놓는데, 보자기가 휙 날아갑니다. 이제 보자기는 어디로 갈까요? 보자기가 가는 곳이 궁금해지며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게 됩니다.
그렇게 보자기는 아이의 망토가 되고, 어떤 사람의 위로가 되고, 어떤 이의 따뜻함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하고요.
할아버지가 정성껏 만든 보자기 한 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며 삶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뜻한 대로 좋은 영향을 주는 보자기가 되었고요.
보자기 한 장이 가는 곳마다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마음이 따듯해지기도 뭉클해지기도 했던 그림책이었습니다.
하나의 물건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쓰이게 되는 ‘나의 작은 파란 의자’ 그림책도 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을 그림책인 것 같아 적어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