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앞뒤로 읽는 그림책이라는 말에 신청한 그림책입니다. 얼마 전 남편이 원하는 키워드를 넣으면 그림책을 만들어 준다고 내용을 보여준 적이 있었어요. "봐봐. 키워드만 넣으면 그림책이 되네."라고 하면서요. 사실 내용은 자세히 읽어보지 않았지만, AI가 만드는 창작물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앞뒤로 읽는 그림책과 같은 창의적인 그림책이 나올 때마다 반가운 것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그림책일 거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림책의 소개를 읽어보니 '부부 작가'가 만든 그림책이네요. 그렇게 머리를 맞대어 앞뒤로 읽는 그림책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그럼 내용을 한 번 볼까요?
주인공은 퍼핀입니다. 면지를 지나 제목이 있는 부분에 퍼핀이 '고래를 옮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어요. 저 멀리 헤엄치는 고래를 바라보면서요. 그렇게 고래 주위에 헤엄치는 퍼핀들이 등장합니다. "우리는 정말 고래를 옮길 수 없을까?"라는 말이 나오죠. 고래를 움직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 같지만 그래도 퍼핀을 노력해 보기로 합니다. 아주 힘든 일일 거라고 인정하면서도 포기하면 안 된다고 말하죠. 움직이지 않는 고래를 힘껏 머리로 밀어보려는 퍼핀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아주 작지만 함께 하면 할 수 있다는 말도 잊지 않네요.
그럼 책을 뒤에서부터 읽어보겠습니다. 거꾸로 읽기 시작하면 이런 말로 시작합니다. "고래를 옮길 수 있을까?"라는 말로요요. "우리는 정말 고래를 옮길 수 없을까?"라는 말은 앞에서부터 책을 읽을 때 나왔던 말입니다. 뒤에서부터 읽으면 "고래를 옮길 수 있을까?"라는 긍정적인 말로 시작이 됩니다. 여정은 비슷해요. 작지만 함께 하면 할 수 있다고! 힘든 일이지만 해보는 거라고!
그림책의 고래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퍼핀들에게는 눈으로 보이는 거대한 고래이지만 사실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래들이 참 많을 거라고요. 이를테면 처음 간 유치원에서 주어지는 규칙들을 수행하는 순간, 학교에서 발표를 하는 순간,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친구를 바라보는 순간, 직장을 그만두고 진짜 하고픈 일을 선택하려 하는 순간 등 우리에게 거대한 고래가 순간 순간 존재합니다. 그런 고래를 옮겨보고 싶지만 내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게 됩니다.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이 거대한 고래가 나타날 때, 이 그림책을 펼쳐본다면 왠지 고래를 옮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