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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할라, 천천히 먹어 ㅣ 즐거운 그림책 여행 10
박상희 지음, 신소담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2년 7월
평점 :
늘 그림책을 볼 때 표지를 유심히 살펴 본다. 그림책을 출판하는 분들이 제일 먼저 보여질 표지를 정할 때 얼마나 고심할지 알 것 같고, 표지에는 그림책의 중심이 되는 의미가 담긴 그림이 담기기 때문에 눈길이 간다.
‘체할라, 천천히 먹어’ 그림책의 표지는 정겹다. 귀여운 쥐 가족이 열매를 먹고 놀이를 하고 누워서 쉬기도 한다. 제목을 보니 ‘체할라, 천천히 먹어’인데, 아빠쥐가 자식인 쥐들에게 ‘체할라, 천천히 먹어’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림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조그마한 굴속에 아빠 들쥐와 아기 들쥐 일곱 마리가 살고 있었어.‘라고.
아빠는 밖에서 음식을 구해오고 아이들은 그 음식을 먹는다. 크는 아기들은 매일 배가 고프고 아빠는 먹이를 구하러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일어난다. 먹이를 구하던 아빠 쥐가 고양이에게 다리를 물리는 것이다. 아빠 쥐는 어떻게 되었을까?
음식을 늘 구해오던 아빠 쥐는 집에서 쉬었을까? 아니면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음식을 구하려 했을까? 어떤 가족의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아빠의 역할, 엄마의 역할, 아이들의 역할이 따로 있을까? 아니면 서로 주어진 역할의 빈자리를 채우며 같이 살아나갈까? 우리 가족이라면,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해본다.
그림책 안에서 쥐 가족의 이야기는 계속 된다. 먹을 것을 계속 구해야 살 수 있으니 쥐 가족의 먹을 것을 구하는 이야기는 계속 된다.
’체할라, 천천히 먹어‘ 그림책에서는 아빠의 희생적인 모습이 보인다. 아빠의 모습이 꼭 이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싶었다. 힘들어도 자식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마지막 장면은 이렇다. 아빠는 아이들을 위해 고기 구하는 것을 도와주고 아빠는 너무 힘들어서 정신을 잃으면서도 아이들에게 말한다. ’체할라, 천천히 먹어.’
자신의 몸이 축나는 순간에서도 아이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담긴 ‘체할라, 천천히 먹어.’라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아빠의 희생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겠지만, ‘체할라, 천천히 먹어’ 후속 그림책이 나왔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아빠의 희생만 있는 것이 아닌 가족 구성원이 함께 역할을 나누어 정답게 살아가는 내용도 보고 싶어진다. 또는 아이들과 이 그림책을 읽어본 후, 이야기를 바꾸어보는 활동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