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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시간에 철학하기 ㅣ 지식의 사슬 시리즈 4
안광복 지음, 강응천 기획 / 웅진주니어 / 2010년 6월
평점 :
철학책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꽤 오랜시간이 걸려요. 모르는 문장을 또 읽고 자꾸 읽으면서 모르는 책 책장을 넘기고... 처음 들어보는 낯선 문장에 기가 죽어서 한참 책을 멀리하기도 하고...그런데 이 책은 너무 너무 재미있어요.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네요. 은근히 알찬 정보도 많구요. 전세값이 폭등하고 집값이 들썩거린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관심갖고 있었는데, 부동산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좀 더 똑똑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네요. 저희 아이는 읽으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도 하고, 뉴스에서 비슷한 기사를 들은적이 있다고도 하고, 엄마나 아빠가 걱정하고 한숨쉬면서 하던 이야기를 기억하면서 저를 깜짝 놀라게도 했어요.
도시의 거리를 지나면서 무심코 여겼던 일들이 사실은 엄청난 노력과 힘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작은 간판이나 지하철역, 가게들....수많은 건물과 길들, 도시를 이루고 있는 많은 요소들 안에 의미심장한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도 재미있었구요. 소제목만 읽어봐도 당장 내용이 궁금해집니다. 저희 아이가 제일 먼저 펼쳐보았던 곳은 '맥도날드끼리는 전쟁을 안 한다? '입니다. 좋아하는 햄버거를 떠올리면서 펴보았겠지만, 내용도 은근히 재미있다고 하네요. 저는 '넓은 도로, 빈부격차를 키우다 '를 제일 먼저 찾아봤어요. 제가 원하는 정보가 있을까 싶어서 열어봤는데, 조금 빗나가긴 했지만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니는 현대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글도 재미있게 봤어요.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였구요.
지하철의 중요함에 대해 주장한 글을 읽으면서 요즘 뉴스나 신문에 자주 오르내리는 기사들을 떠올려봤어요. 자기 집앞에 지하철을 끌어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남의 동네에 지하철역이 생기는 것은 배아파하고...안타까우면서도 웃음이 나오는 현상입니다. 그만큼 지하철이 부동산의 가치를 엄청 높여준다는 말이겠지요. 집 뒷쪽에 산이 있고 앞쪽에 물이 흐르면 명당자리라고 하지요. 명당인 곳은 땅값도 비싸고 누구나 살고 싶어하기에 차지하기 쉽지 않아요. 제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른 이야기도 나왔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현직 고등학교 선생님이 쓰신 책인데, 그분께 배우는 학생들이 부럽네요. 사회에 대해 관심갖고, 사회현상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흔치 않은데, 작가는 분명히 자신만의 당당한 목소리를 갖고 있으신 분이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지리를 참 어려워해요. 외울거리도 많고, 당장 현실에 사용하는 지식보다는 머릿속에 담고 있어야 하는 것들이 많아서 그럴 겁니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의 사회생활과 관련도 있고, 뉴스에서 자주 들어보았던 내용들도 다루고 있어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듯해요.
아이가 직접 쓴 독후감입니다.
철학은 너무 어려워요. 공부방에서 배웠던 플라톤이나 공자 소크라테스에 대한 것은 복잡하고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알고 있던 철학하고 다른 책이었습니다. 엄마나 선생님이 신문을 보면서 말씀하셨던 말들이 생각납니다. 아파트나 지하철에 대한 이야기는 저도 자주 들어보았습니다. 집을 아무대나 지으면 안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재개발이나 유토피아 같은 말도 나오는데 무슨 말인지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더 배우고 싶었습니다. 기름값이 비싸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는데 걱정이 되요. 지도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지하철표까지 나와서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됩니다. 지리와 철학은 어렵지만 우리의 생활하고 꼭 연결되는 것 같아서 꼭 공부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