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양 간 코끼리 큰숲동화 1
김문태 지음, 허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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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 나오는 이름들이 재미있어요. 개동이, 삼식이, 밍밍이, 따따...

어느 조용한 섬에 어마어마한 손님이 찾아와요. 처음에 코끼리를 묘사한 글을 읽고 큭큭 웃음이 나왔어요. 맞긴 맞는데, 정말 엄청난 포스가 느껴지는 글이었지요. 귀엽고 순한 코끼리의 이미지는 간직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낯선 분위기의 설명이었다고 할 수도 있구요.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세워질 무렵, 중국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집니다. 일본이 선물한 코끼리를 조선의 섬에서 중국의 사육사가 키운다는 것이 흥미롭지요. 코끼리는 궁에서 말썽을 피워 유배온거라고 합니다.

 

성실한 소년 개동이와 철없지만 귀여운 구석이 없지 않은 삼식이가 사는 섬은 참으로 조용해요. 곳곳에 캐릭터가 강한 인물들이 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고즈넉한 곳이지요. 양반 출신이었지만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어부가 되고자 했던 소년 개동이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요. 다른 아이들이 뛰어노는 동안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든든한 아이지요. 반면에 배를 한 척 갖고 있는 아버지 덕분에 마냥 소년처럼 철없이 지낼 수 있었던 삼식이는 그냥 아이같았구요. 그들 사이에 밍밍이와 따따와 사육사가 나타나요. 처음에는 서로 어색하고 서먹했지만, 점점 가까워지고, 묘한 사건도 하나 둘 일어나지요. 범인을 알 수 없는 듯한 일들이 벌어지고 코끼리 따따에게도 위기가 닥쳐옵니다. 유배온 처지에 또 말썽을 일으키면 더 큰 벌을 받을지도 몰라 두근거리는 동안.....사건의 실마리는 조금씩 풀어지고...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었어요. 저희 아이도 세 명의 소년과 소녀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하네요. 당시 시대상황을 엿볼 수 있게 해준 말들, 에피소드 덕분에 조선의 역사에 대해 궁금증이 일어났구요. 지금도 신기한 동물인 코끼리가 그 당시에는 왕에게 선물하는 대상이었다는 것이 조금 놀랍기도 하구요. 어머니를 대신해 가장 역할을 했던 개동이가 참 든든해 보였어요. 어머니 심부름도 척척 잘하고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군말없이 일하는 모습이 남자답고 믿음직해 보였습니다. 글도 모르던 소년들이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도 뿌듯합니다. 책을 읽으면 꼭 벼슬에 나가지 않더라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가 생긴다는 말이 공감되네요. 밍밍이가 개동이에게 주었던 자극들이 개동이가 발전하는데 밑거름이 되었겠지요. 꿋꿋하게 일만 하던 개동이가 밍밍이의 등장에 가슴 설레고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했습니다.

 

어려운 단어는 바로 바로 설명해주셔서 좋았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우리말 단어들이 반가웠어요. 독특하고 아름다운 어휘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 좋았구요. 잔잔하면서도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동화네요. 아이와 읽으면서 우리 역사와 옛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접하면서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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