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과 제이드
오윤희 지음 / 리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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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가정.
미국인 아빠 존, 한국인 엄마 수지, 그리고 딸 제이드.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는지조차 잘 모르던 시절..
제이드는 조용하고 남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말도 잘 통하지 않으며
아빠의 부당 대우에도 맞서지않고 무조건 적으로 순종하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해
점점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훗 날,
그녀의 삶이 다하였을 때,
비로소 딸 제이드는 자신이 엄마에 대해 아는것이 전혀 없음을 깨닫고
엄마의 삶으로 건너가 보기로 한다.

그리고...
전쟁 고아라고 말했던 엄마는 고아가 아니였다.

전쟁 후 어렵던 시절.
가족의 생계를 위해 어린 영숙은 남의 집 식모가 되었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쫓겨나면서
나쁜 어른들에게 속아 미군 기지촌 양공주로 팔려가게된다.
그 날 이후, 수잔(수지)으로 살게 되었다.

📎엄마의 존재감은 아주 빠른 순간 반짝였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짧은 순간
투명하게 반짝이다가 그대로 증발하고 마는 저 빗방울들처럼.

📎엄마의 유일한 자랑거리이자 존재감을 나타내는 수단이었던 요리는 내가 속한
사회에서 내 위치를 더욱 쪼그라들게 만들었다. 우린 모녀는 그런 식으로 아주
오래전부터 어딘가 엇나가서 삐걱거리고 있었다.

📎"줄곧 죽고 싶었는데, 이렇게 사느니 죽는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제 곧
죽을 거라고 생각하니 살고 싶어지더라. 살면서 무슨 그리 좋은 꼴을 봤다고,
이 세상에 미련이 뭐가 있다고..."

📎"영숙아,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그렇게 피하지만 말고 고개 들고 당당히 맞서.
주눅 들 필요 없어. 우리한테는 잘못이 없으니까. 잘못은 우리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한테 있는 거야."

📎어쩌면 악몽 같은 현실을 하루하루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이야말로 그 현실에서
잠시라도 눈을 돌릴 수 있는 꿈이란 게 꼭 필요했다. 비록 그것이 헛된 희망에
불과할지라도.

📎제이드는 내 상처투성이 인생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영롱한 빛을 발한 내
보석이었다.

📎"어떤 이는 엄마를 타락한 여자라 불렀고, 다른 이는 엄마를 가리켜 피해자라고
했다. 하지만 내게 있어 엄마는 불친절한 운명과 용감히 싸웠던 생존자였다."

아프고 슬픈 역사의 한 조각.
알고는 있지만 일상에서는 잊히고 지내고 있는 사건들.
특수한 기념일이나 언론, 매체 등에서 다루어 줄 때만
반짝 다시 꺼내어졌다가 다시 잊혀지는 아픔들.

이 책으로 내 마음 속에서 희미해지고 있던, 그 날의 그녀들의 삶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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