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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추태후
신용우 지음 / 산수야 / 2008년 12월
평점 :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역사란 그런 것이기에.. 섣불리 역사 속 사건들과 인물들에 대해 논할 수 없는 것이다.
고려사에 실린 천추태후에 관한 기록은...
“고려 시대 경종의 왕후이자 목종의 모후, 천추궁에서 섭정하며 권력을 움켜쥔 여인, 그리고 김치양과의 불륜을 통해 낳은 아이로 왕조 전복을 꿈꾼 요부." 이라 하며 짧게 그녀에 대한 간단히 전하고 있다.
진실로 천추태후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불륜녀? 권력에 눈먼 왕후?
아니면 신용우의 소설 <천추태후>에서와 같이 요동 정벌을 통해 고구려 계승을 꿈꾸는 고려 최고의 여걸?
후자이길 바래본다. 아니 후자일 것이다. 천추전을 건립하고 단군와 고구려를 기리며, 고구려의 혼을 이어받아 옛 고구려의 광활한 영토 지배를 꿈꾸었던 그녀이기에.. 분명 그녀는 힘있는 고려, 자주적 정치를 위해 노력했던 고려의 왕후이자 태후였을 것이다.
KBS에서 2009년 새해부터 만나게 될 드라마 <천추태후>를 보기 앞서 읽게 된 소설 <천추태후>..
읽는 내내 천추태후로 불렸던 헌애왕후 황보수를 향한 애정이 솟아오름과 동시에 그녀가 계획했던 요동 정벌이 실패로 끝나고 그녀마저 악랄한 왕후로 기록된 채 역사속으로 사라진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천추태후의 원대한 꿈이 이루어졌다면 현재의 우리나라는 어떠한 모습일런지.. 아마도 지금보다는 훨씬더 강한 힘을 가진 나라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얼마전 한국사전이란 프로그램에서 천추태후의 새로운 역사적 사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었다. 새로이 해석하게 된 그녀에 관한 이야기들을 신용우의 소설 <천추태후>에서 그 시대의 상황과 그녀가 겪게 되는 실제 속으로 빠져들어 만날 수 있었다.
역사를 주제로 한 소설은 역사 왜곡을 두고 말들이 많다. 그러나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바른 역사관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저자의 약력을 보았을 때 그동안 천추태후의 진실에 대해서 방관하며 소홀히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부디 드라마 <천추태후>에서는 단지 흥미를 높이기 위한 과장된 묘사와 역사 왜곡으로 그녀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뺏아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소설로 만나게 된 <천추태후>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며 자주적이고 힘있는 국력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껴본다.
소설 <천추태후> 中에서..
세월은 기다리지 않고 흐른다. 다만 지난 세월을 그리워하며 현재를 탓하는지, 아니면 오는 세월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하고 그에 맞게 인생을 설계하는지에 따라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