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우편기

남방 우편기 ㅣ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19
생 텍쥐페리 지음, 배영란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8년 12월

너무나도 유명한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서정성을 그림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생텍쥐베리의 처녀작인 <남방우편기> . 

사실 기대 많이 했다. 책을 받고서도.. 우와~ 일러스트도 너무 예쁘네.
생텍쥐베리의 소개를 읽고서도.. 앗~ 세계 2차대전때 정찰 비행 중에 실종되었네.
새로운 것을 알게된 것에 신나하며 행방불명된 그의 이야기를 고인에 대한 미안함도 느끼지 못하고 신랑에게 전달하기까지 하며..
신랑에게서 돌아온 싱거운 응답..  알고 있는데..왜? ㅡ,ㅡ;;
이렇듯 기대반 설레임반으로 읽기 시작한 <남방우편기>였다.
끝까지 읽어야마나 하는 고민갈등을 여러차례 거친후에야 결국 책의 마지막 장을 덮긴 했지만
그야말로 멍~ 

 
그동안 이해하기 쉽게 쓰여지고 구체적인 묘사를 많이 했던 책들만 접하다보니.
<남방우편기>와 같은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묘사, 상상을 많이 필요로하는 책을 읽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나의 한계를 느끼는데 충분했던 이 소설은
생텍쥐베리가 비행사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우편물을 실고 대서양을 가로질러 대륙을 횡단하며 배달하는 우편비행기의 생생한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와 함께 이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첫사랑에 대한 아픈 이야기들은 정녕 남녀간의 사랑이란 어떤 것인가 하는 것에 의문을 갖도록 했다.

 
베르니스와 주느비에브의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 누구의 탓이라 하기엔 둘은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이 아닐까?
사랑하는 주느비에브의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베르니스가 느꼈을 공허감. 차라리 내가 베르니스였다면 그렇게 그녀를 다시 되돌려보내지 않았을 것 같다. 비록 그녀가 베르니스에게 돌아감으로해서 감내해야할 많은 부분들이 있었겠지만, 사랑한다면 그들처럼..이란 문구처럼.. 충분히 견뎌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결국 베로니스 또한 우편배달부라는 자신의 소임을 완수하며 죽음을 맞이하고만다. 

 내 생각에 삶이란 말이지... 뭔가 다른 것에 의지하고 있는 것 같아.
이런저런 습관, 관습, 법칙 등 자네가 그 필요성도 인정하지 못하고 벗어나버린 그 모든 것들이 바로 삶에 있어 하나의 틀이 되는 거야. 존재하고 있으려면 자기 주변에 감내해야 할 현실이 필요한 법이라네. 하지만 황당하건 부당하건 이 모든 게 그저 하나의 말에 불과하지. 주느비에브는 말일세. 자네가 그녀를 데려오면 주느비에브 자신에게서 그녀가 벗어나버리는 결과를 낳게 되네.
- <남방우편기> 中에서..

 사랑에 대해 생텍쥐베리가 내린 결론은 참으로 어렵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