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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와 나 - 한 초보 부부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의 가족 만들기
존 그로건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말썽꾸러기 개 말리와 그로건 가족이 펼쳐 나가는 좌충우돌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그로건과 제니 부부가 부모가 되기 앞서 생명체를 잘 기를 수 있는 자신감을 갖기 위해 강아지 입양을 결심하게 된다. 말리라는 래브라도 강아지의 입양으로 시작된 휴먼 스토리는 그로건네 가족과의 알콩달콩 사건 사고들을 통해서 말리가 안락사하기까지의 과정을 때론 웃으면서 때론 눈물 펑펑 쏟게 만드는 감동으로 그려내고 있다.
ADHD의 증후군을 갖고 있는 엄청난 장난꾸러기 통제불가한 말리의 이야기 때문에 한참을 울게 될 줄이야 ㅠ.ㅠ
그동안 애완견을 애지중지 기르는 사람들에 관한 나의 생각은 너무나도 지나친 개인적인 편견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래서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경험이 중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인간과 개의 사이에서도 우정과 사랑은 존재하며 '조건 없는 사랑'은 부모와 자식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p250
부모라면 누구나 결국 알게 되는 사실이지만,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 겪을 수 있는 황홀한 나날들(기저귀를 차고 이가 나기 시작하거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옹알거릴 때)은 평범한 일상이 끝없이 이어지는 긴 인생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한 순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된 터라, 제니와 나는 아무리 어려울 때라도 아이들에게서 뭔가 미소 지을 만한 일을 찾아낼 수 있었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라. 너희 부부가 알아채기도 전에 애들이 커버릴 테니까."
미운 네살인 장난꾸러기 우리 아들.. 한 없이 사랑스럽고 이쁘다가도 어느 순간 화를 나게 하고 감정을 폭발하게 만드는 대단한 녀석..
이 책을 읽는내내 아이를 대하는 나의 태도들이 어찌나 맘에 걸리든지..
이론적인 육아서 읽고 나면 사실 그때밖에 없는데... 왠지 아이가 나를 미치도록 화나게 할 때 이 책의 내용을 떠올리면 다시 아이를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감정을 자제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인간과 개의 따뜻한 교감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말리의 인생을 통해 그로건이 전해주고자 한 메세지는 인생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게 했다. 가족과 함께 하는 내 인생의 아름다운 날들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로써 살아가야겠다.
<말리와 나>란 책 속에는 참으로 좋은 구절들이 많이 보인다.
p255
'잘 사는 것의 비결'은?
멈추지 말고, 뒤돌아보지도 말며, 마치 사춘기 소년 같은 활력, 용기, 호기심, 장난기로 가득찬 하루하루를 보내라. 스스로를 젊다고 생각하기만 하면 달력이 몇 장이 넘어가건 여전히 젊은 것이다.
p324
말리를 보면 인생이 짧다는 것, 그리고 순간의 기쁨과 놓쳐 버린 기회로 가득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생의 전성기는 한 번뿐이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오늘은 꼭 갈매기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에 차서 바다 한 가운데를 향해 끝없이 헤엄쳐 가는 날이 지나면 물그릇의 물을 마시려고 몸을 굽하기조차 힘든 날도 온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에게도 인생은 한 번뿐이다.
p346
어둠 속에 홀로 서있자니 인생은 유한하다는 것, 그렇기에 더욱 소중하다는 사실이 절실히 느껴졌다. 우리는 삶을 당연히 여기지만 삶은 연약하고 위태로우며 불확실해서 어느 때든 예고 없이 끝날 수 있다. 하루하루 매시간 매순간이 소중하다는 분명한 사실(그러나 자주 잊혀지는 사실)도 다시 한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