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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지음, 신유희 옮김 / 끌림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2008년 제6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인 타쿠미 츠카사의 [금단의 팬더]는 책의 표지에서부터 궁금증을 자아냈다.
금단의 팬더라.. 귀여운 팬더가 왜? 미스터리 소설 속에 나올까? 하며 요리사의 맛있는 요리 접시 위에 앉아 대나무를 맛나게 먹고 있는 표지 속 팬더를 마냥 재미있게만 바라보았다.
그러나, 팬더란 동물의 속성을 접했을 때 적잖이 놀랐다. 대나무만 먹고 사는 온순한 동물이라고 여지껏 알고 있었는데, 고기를 먹기도 한다는 사실에서 꼬맹이 아들 녀석보다 더 무지한 것에 부끄럽기까지 했다. 진짜야? 하며 아이의 자연관찰 [팬더]까지 찾아보는 수고로움까지 하고서야 정말 팬더는 먹는데 자그마치 10-12시간이나 쓴다는 것, 대나무, 조릿대, 사탕수수, 과일, 나무 뿌리, 버섯 뿐만 아니라 작은 동물, 새 등을 먹기도 하는 초식성이 아닌 육식성을 가진 인간과 같은 잡식성의 동물임을 알았다. 왜 책 제목을 하필이면 금단의 팬더로 했는지에 대해서 이해가 충분히 되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맛없는 음식보다 당연히 맛있는 음식을 좋아한다.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것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의 행복감과 기쁨이란 것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식의 쾌락을 위해서라면 인간의 탈도 벗어던진채 자신의 가족까지도 요리의 재료로 사용하고 마는 나카지마 옹의 행동은 절대 용서 받지 못할 것이다.
난 내가 죽고 나서의 일은 아무래도 좋다. 아무것도 걸릴 게 없어. 중요한 건 지금이야. 아직 살아 있는 지금이지. 인생의 종말을 눈앞에 두고 뭘 해야 하는지, 못다 한 일은 없는지, 그게 중요한 게야.
나카지마 옹이 그의 딸에게 했던 이 말은 후에 복선으로 작용했지만 이 말을 읽을 당시엔 그는 단지 미각의 최고봉에 이른 식도락가의 한사람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뒷부분에서 그에 대한 평가가 처참히 깨지고 말았다.
설마 설마 하면서 뒷장까지 열심히 책장을 넘기게 했던 이 책은 큰 반전도, 완벽하고도 기막힌 플롯은 찾아볼 수 없지만, 참 신선하고 기발한 내용의 재미있는 미스터리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초인간적 미각을 가진 요리평론가와 그처럼 맛의 쾌락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주저하지 않는 인물들.
대단한 요리사. 열정적인 형사. 그리고 다양한 주변인물들.. 이 펼쳐나가는 미스터리의 향연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다.
다카시도 나카지마 옹의 피를 이어받았기에 맛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마지막 장면에선 다시한번 충격을 받고야 말았다.
흑백무늬처럼 흑백의 본능을 각각 가지고 있는 팬더.. 소설은 소설일뿐. 그래도 팬더는 귀엽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