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상계 - 근대 상업도시 경성의 모던 풍경
박상하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근대화의 물결로 상업 도시로 변모하는 일제 강점기에서 광복까지의 경성으로 떠나보는 京城商界 이야기.
 
'조선의 만물상'이라 불리는 종루 육의전이 펼쳐진 거리를 상상해 본다. 비록 서울 지리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책 속 지명만으로는 동서남북 얼마나 넓은 면적으로 펼쳐졌는지 구체적인 그 크기를 짐작하긴 어렵지만 한성의 만물시장이니 대단한 규모임에는 틀림없다.
시골 장터를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물며 시골 장터가 아닌 한성의 종루 육의전을 구경하는 재미는 어떠했겠는가? 아마도 눈이 돌아가고 새로운 신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착각 속에 엄청난 육의전 거리를 헤매이고 다녔을 것이다.
 
이처럼 조선 상계를 대표하던 종루 육의전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으나 일본의 강압에 의한 제물포의 개항으로 말미암아 붕괴되고 말았으니 시대 흐름에 의한 자연스러운 해체가 아닌 조선의 허약함으로 인한 것이었다는 것이 아쉽고 안타까울 뿐이다.
 
한성에서 상업 중심의 근대도시 경성으로 가는 역사 속에 등장하는 '검은 괴물' 기차라든지 고무신,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 안창남, 잡화상점을 차린 왕족 이재현, 조선 극장과 단성사, '장군의 아들'에서 너무나 귀에 익게 들었던 명월관, 엄청나게 저축하는 기생, 빌딩 쟁탈전 등 모두가 흥미있는 이야기들이었다.
 
특히나  거북신표 고무신의 광고 문구는 너무 재미있었다. 고무신 세대는 아니나 어릴 적 얼핏 본적이 있는 듯한 발바닥 거북선표 고무신.
 
경고!!
일 년간 사용, 확실 보증품.
가짜 거북선표가 만사오니 속지 마시고 거북선표를 사실 때에는 아래 그림과 같이 거북선 상표에 물결 바닥을 사십시오.
 
 예나 지금이나 가짜 내지 짝퉁은 많았나보다.
 
 경성상계의 비상한 관심을 끈 박흥식의 화신 백화점은 화재가 발생하여 잿더미가 되어 버렸지만 다시 부활화여 혼마치의 그 어떤 백화점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하며 다시 일어선 것에 박수를 보낸다.
 
8.15 광복과 함께 경성 상계는 새로운 판도를 구축해 나간다. 
부자 3대 못간다는 이야기처럼 백화점 왕 박흥식 또한 반민1호로 구속되기도 하며 결국 연쇄 부도와 상운의 고개돌림으로 화신 간판을 내리고 파란만장한 삶을 마친다.
 
 또한 6.25 한국 전쟁의 격변기를 거치면서 새로이 창업한 새로운 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내며 경성상계의 대표주자가 된다.
 
 사실 예나 지금이나 장사란 딴 게 아니다. 사람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물품, 그러한 물건을 만들어서 사람들의 주머니를 열도록 하는 것이 곧 장사다.
 
재계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경성의 상계 이야기. 사진과 그 시대의 원문이 함께 곁들어져 깊이 있는 정보와 감동을 전달해 줌에 있어 훌륭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