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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하늘높이 떠 있는 연 아래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두 소년의 모습을 표지로 한 '연을 쫓는 아이'는 1975년 겨울에 있었던 일로 하여금 소년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고통을 통해 인간의 내면 세계와 아프가니스탄의 적나라한 아픈 역사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슬픈 책이었다.
600페이지에 살짝 못미치는 꽤 두꺼운 분량의 책이건만, 이 책은 쉽사리 책장을 덮을 수가 없었다. 밤을 꼬박 새우며 흐르는 눈물 닦아가며 읽은 이 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잔혹한 현실에 대해 알게 되었고 고통스러운 성장통을 겪으며 자라온, 용기를 내어 다시 진정한 자아를 찾은 아미르의 행복하게 펼쳐질 이후의 삶을 예감 할 수 있는 마지막 부분의 소랍과의 화해 이야기에 내내 마음을 졸이고 가슴 아파했던 것이 일순간 마음의 해방을 느끼며 벅찬 감동을 맛보게 했다.
그간 국제정세가 대해 얼마나 무지했던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수니파, 시아파 등 텔레비젼 뉴스에서 심심찮게 들어왔고, 작년 온 국민의 여론을 들끓게 했고 마음을 졸이게 했던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사건이 있었건만, 왜 관심을 가지고 그 나라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아예 관심조차 가져보지 않았었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의 1978년 좌익 친소세력의 쿠데타 이후의 불행한 역사와 인권마저 유린된채 살아가는 그들의 슬픈 현실을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불행한 조국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러나 과감하게 들려주는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1975년 겨울 연싸움이 있었던 어느 날 겪은 일로 인해 크나큰 마음의 족쇄를 짊어지고 살아가던 아미르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기를 가지고 그 족쇄를 끊어버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보여주는 성장 소설의 형태를 가진 이 책을 통해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덕목 중의 하나인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가? 다시금 되짚어볼 수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의 따뜻하고도 아름다웠던 옛 풍습, 아픈 역사를 간직한 채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아프가스탄의 아이들...
아프가니스탄이란 나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심어준 이 책에 감사한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을 영화화 한 "연을 쫓는 아이" 를 보고 다시 한번 감동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 자식이란 스케치북이 아니네. 자네가 좋아하는 색깔로 스케치북을 채울 수는 없어.
** 네가 사람을 죽이면 그것은 한 생명을 훔치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아내에게서 남편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고 그의 자식들에게서 아버지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진실을 알아야 할 다른 사람의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속임수를 쓰면 그것은 공정함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도둑질보다 더 나쁜 짓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