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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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탓하거라, 말하고 싶지 않았다. 잘못 태어난 시대를 탓하거라,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자리에 설 것이니 너의 억울함을 그때에 위로받거라,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세자가 단지 한마디를 할 수 있을 뿐이었다. 입 밖에 내지 못한 채,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 진심을 다하여…… 잘 가거라…… 네가 죽음으로도 너의 이름을 남기지 못할 것이나 내가 이름을 남길 수 없는 자들의 죽음을 기억할 것이다…… 잘 가거라. 내가 너를 기억할 것이다-3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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