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서울셀렉션 시인선 1
류미야 지음 / 서울셀렉션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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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시인의 말> 중에서 와닿는 문장이 있습니다.

"사랑할 만한 것들은 언제나 곁에 있고, 있었다. 우리가 늘 잊고 또 잊었을 뿐."

문장 하나에 '소름'이 돋지 않으신가요?

우리는 왜 가지지 못한 것에~ '없는'것을 소유하고 싶어지는 걸까요?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 경험 모두 과거에는 소유하고 싶었던 것이었는데요.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류미야 시인이 말하는 것과 같이 언제나 곁에 있습니다.

잊지 마시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사랑하셨으면 합니다.

필사를 하면서 많은 사색을 안겨주는 문장이 나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나를 행복하게, 나를 감동시켜 주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합니다.

저자가 주는 문장으로 늘 잊고 있던 그 무언가를 재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서윤후 시인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이 나를 짜릿하게 합니다.

시인이 보는 시는 어떤 느낌일지 서윤후 시인이 들려주는 말에 다양한 관점과 통찰이 느껴집니다.

류미야 저자가 말하는 '슬픔'을 한 공간 안에 잠식되어 있는 것들의 이동을 통해 언어적 도약에 성공하고 풀어내고 있다는 문장에 새로운 시각을 선사합니다. 슬픔에 대한 새로운 재배치라고요.

시집을 통해 우리의 슬픔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슬픔이 아니었다면 만날 수 없었던 그 무언가를 만날 볼 수 있습니다. 류미야 시집을 통해 우리의 '슬픔'은 재해석 되며 눈물점을 찾아 그 운명을 '아모르파티'하는 내가 됩니다.

언어의 유사성이나 시 안에서의 배열을 교묘히 뒤바꾸며 우리가 모두 발 하나쯤 담그고 있는 가깝고도 긴밀한 것을 재탄생하는 문장에 홀릭 되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와닿지 않던 문장이 서윤후 시인이 말해주자 내가 와서 친구가 되었습니다!

90P부터 읽고 거꾸로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상깊은구절

죽음을 살아보면서 비로소 살아 있는 <데스마스크> "죽음을 살아보면서 비로소 살아 있다는 일.

≪기다림 망각≫ 모리스 블랑쇼 "죽은 자들은 죽어가면서 되살아났다." 비슷한 맥락.

슬픔이라는 태도를 상정한 시인은 눈물로 하여금 자신을 계속 발전시킨다.

<나비에게> 세상 젖은 날개로는 날아오를 수 없네 / 하늘대는 숨처럼 / 하늘처럼 가볍게 / 꽃자리, 그마저 잊고 다만 / 빛으로 그렇게

<근린> 대나무 옆은 대나무 또 대나무 대나무.... 좋은 사람 곁에는 / 맞춤인 듯 좋은 사람 / 아닌 사람 곁에는 / 맞춘 듯이 어깨를 건 / 그 사람, 그 옆의 사람 아닌 사람 아닌...

<봄> 알들이 눈부셔요 마음 산란하네요 / 실금이 갔습니다 지독한 난산이군요 / 돌 틈새 갓 난 연두들의 조붓한/ 혀, 혀, 혀, 혀,

<꽃과 책> 바람이 넘겨보는 꽃잎은 시간의 책장 / 생각이 넘겨 가는 책장은 시간의 꽃대 / 각자는 절로 꽃 피어 서로 닮아 있지요.

<생> 무작정 날고 싶죠 / 어린 날개는 그래요 / 뜰 땐 떠야 하는 거죠 / 날 때가 생이니까요 / 아무렴 또 어떻습니까 / 곧 착륙인걸요.

<시소> 두려움 없는 배가 되는 일입니다 들숨 날숨 차오르는 생의 바다 복판에서 내 안의 밑바닥부터 평형을 잡는 일입니다.

<저녁의 미장센> 꽃 한 번 피고 질 동안 잊지 않고 저녁이 온다.

사랑할 만한 것들은 언제나 곁에 있고, 있었다. 우리가 늘 잊고 또 잊었을 뿐.


총평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아름답다 :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 만하다. 하는 일이나 마음씨 따위가 훌륭하고 갸륵한 데가 있다.<네이버 어학사전 중에서>

아름답기 위해서는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듯이 결과만 생각한다면 아름다운 것들은 언제나 늦게 도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삶에 대한 의미를 직면하고 재조직화하는 과정을 즐긴다면 아름다운 것들은 내 옆에서 함께 '동행'하고 있지 않을까요?

저자는 '슬픔'에 대한 고찰을 이 책 한 권에 담았습니다.

아름다운 것처럼 슬픔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그것을 통해 무엇이 변하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지 시를 통해 만남을 가지게 합니다.

슬픔에 대한 태도를 강화하는 저자라고 할까요.

슬픔에 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슬픔을 통한 자기 탐색, 자기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1부에서는 물 이미지로 눈물점을 2부에서는 유사성을 통한 새로운 차이를 3부에서는 풍경의 파노라마를 통해 눈물점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즉 "도착해 있는 슬픔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태도의 질문을 던지며 진솔하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나는 눈물이 싫어 물고기가 되었네"

슬픔이라는 거대한 물속에서 익사하지 않으려고 적응한 자신을 물고기로 승화시킨다는 서윤후 시인에 말로 읽었던 시 모두를 다시 재발견하게 합니다.

슬픔을 공감하고 포용하려는 움직임,

서로 의미를 내어주고 교환하면서 생기는 재배치의 자리에서 새로운 슬픔의 자리

기회를 만드는 안간힘의 세계이자, 슬픔을 더욱더 오래 기억하려는 노력 등

시와 차 한 잔으로 의미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언어로 '슬픔'을 재해석할 수 있습니다.

슬픔이란 꼭 안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요.

책이 나에게 하는 질문

가볍지만 무거운 '시', 가벼운 '말'

시집 책은 보통 가볍지만 한 장 한 장 넘기기에는 문장들이 함축되어 있어 무겁다.

나의 말은 가볍지만 시의 언어처럼 한 마디 한 마디 무겁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목소리를 바꿔야 하는가.

목소리 톤을 다운 시켜야 하는가.

기분을 다운 시켜야 하는가.

들떠 보이지 않도록 행동을 해야 하는가.

어느 하나도 가볍지 않아 보였으면 좋겠다.

시처럼....



*본 리뷰는 서울셀렉션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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