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길라의 일기 - 브리스길라의 눈으로 본 바울의 3차 전도여행 두 번째 이야기 이야기 사도행전 시리즈
진 에드워즈 지음, 전의우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 수 없다.”

 

제목으로 쓴 문장은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문장이다. 전문을 옮겨 보겠다.

 

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 수 없다.”

주님, 오직 당신만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실 수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외칠 때, 놀라운 자유와 기쁨이 몰려왔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 수 없다.

우리가 노력해도 실패할 것이다.

우리는 주님을 기쁘시게 하려고 정말 열심히 애쓸 것이다.

하나님을 더 닮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행하려고 항상 애쓸 것이다.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분이 보시기에 우리는 이미 거룩하며 흠이 없다.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시는 분은 오직 그리스도뿐이다.

완벽한 그리스도인이 되려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려는 노력을 내려놓아라.

 

브리스길라가 뵈뵈로부터 바울이 쓴 로마로의 편지, 즉 로마서를 받고 7장을 읽었을 때 터져나온 고백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의 길에서 모두 이 구간을 지나는 것 같다. ‘, 나는 왜 이렇게 변하지 않는가? 예수님을 믿는다면서 왜 여전히 이런 모습인가?’ 나 또한 자주 괴로워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로마서 7장을 읽으며 바울이 마주한 자신의 실체, 나는 곤고한 사람이라는 그 구간을 모두가 겪지만 정작 8장으로 넘어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라는 소망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데에는 많은 사람들(나를 포함한)이 난항을 겪는 것 같다.

 

그러나 진 에드워즈는 성경책으로 읽으면 다소 딱딱하고 어떻게 답을 찾아야 할지 모르는 이 괴로운 구간을, 브리스길라의 말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성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실제적으로 제시했다. 주님, 오직 당신만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실 수 있습니다.” 이것이 그 정답이다. 실제로 이 부분을 읽을 때, 나는 여러 번 이 문장을 소리 내어 읽었다. 그러자 브리스길라가 느꼈던 것과 같이, 마음에 자유함이 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다른 독자들도 이 부분은 특별히 소리를 내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책의 전반에 대해 말해보자. 책에 그려진 바울의 3차 전도여행 기간의 모습에는, 신기하게도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시지 않는다. 여러 성도들의 말과 행동, 그들이 받은 감동이 등장할 뿐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 안에서 은은하게 예수님의 손길과 사랑하심이 풍겨져 나옴을 느낄 수 있다. 성도의 교제 속에, 사랑의 나눔 속에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일까? 초대 교회 성도들의 믿음의 행보 속에서 하나님의 일하심과 계획하심은 분명히 드러나고 있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성도의 교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 “코이노니아에 대한 초대 교회 성도들의 인식이었다. 특히 브리스길라가 아벤틴 힐에서 여러 형제자매들과 함께 자신이 죄에 대하여 죽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임을 선언하는 예배 의식을 함께 드리는 장면에서는 현대 교회에서 느끼기 어려운 교회의 하나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시각자료를 통해서 그 장면을 본 것이 아니라 다만 문자를 통해 이 장면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감동이 물밀 듯이 다가왔다. 교회의 하나됨이 무엇인지, 또 그것을 추구하는 바울의 열정은 어떠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초대교회의 모습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건 성경을 읽을 때도 늘 느끼지만 진 에드워즈의 작품을 통해 그들의 삶을 더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던 시간은 참 즐거웠다. 사도행전은 신약의 유일한 역사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신약서보다 맥락과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늘 생각해왔는데, 브리스길라의 일기를 통해 성경에서 이름만 등장하던 이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했었는지, 어떤 주님의 제자였는지 드디어 알 수 있었다. 초대 교회의 모습을 진지하게 공부하기는 부담스럽지만 호기심이 많은 이들이 진 에드워즈의 일기 시리즈를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그의 책은 사도행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