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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이 꼬이면 그게 바로 탱고 - 좋아하는 마음이 살아갈 힘이 될 거야
이승은 지음, 위성환 사진 / 버터북스 / 2026년 9월
평점 :
탱고를 추다보면 모르는 사람과도 춤을 추게 된다. 서로 마주 보거나, 얼굴을 맞대거나, 가슴을 맞대거나... 상대와 무언가는 맞닿으면서 움직이는 게 탱고인 까닭에, 모르는 사람과의 춤은 언제나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어렸을 때 처음 혼자 버스를 타고 다른 동네에 갈 때의 마음, 처음 여권을 만들어 외국을 나갈 때의 긴장감. 낯선 것과 대면할 때 흥분감 뒤에는 뭔가 잘못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도 있다.
어떤 사람과 춤을 췄는데 내가 생각하던 것, 내가 바라던 모습이 아니라면 어쩌지? 이 마음을 살짝 물리고, 한 번 춰 보는 거지 뭐! 저 상대가 초보이건 이방인이건 어디 숨어 있던 보석같은 존재건, 맞닥뜨려보려는 마음. 그런 마음을 "환대"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환대할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을 이 책에서 봤다. 그리고, 환대할 수 있는 사람은 건강하다. 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말의 순서를 바꾸는 게 옳다. 환대하기에 건강하다.
춤에 대한 책이기는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궤적이라고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아, 아니다. 모든 책이 저자만의 시선을 따라가는 역할을 하는 거니, 이 책만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충실하게 그 역할을 한 책이다.
책의 끝무렵에 에레라의 편지가 실려 있는데, 에레라는 예술가들을 이렇게 말한다. "진짜 예술가는 종일 고립되어 몰두하는 사람이 아니야. 온갖 제약 속에서도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이지." 생활을 하면서도 예술을 할 수 있음을, 그래야 함을 아주 간결하게, 또렷하게 말해준다. 이런 말을 만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한다.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