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좋은 문장론 - 잘 고친 한 문장이 마음을 움직입니다
윤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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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소 체험한 퇴고의 중요성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에필로그에 담은 ˝좋은 문장으로 다듬는 과정, 나와 세상을 바꾸는 여정˝에 다름 아니라는 작가의 말은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모든이들의 궁극의 지향점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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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게 재주라서 미안합니다 - 심쿵 아재 불출 씨의 박하 맛 일상 탐구
윤태영 지음, 윤혜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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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 씨의 불출(不出)하지 않은 자기 고백

「아는 게 재주라서 미안합니다 - 심쿵 아재 불출 씨의 박하 맛 일상 탐구」 서평

 

 

저자 윤태영은 때로는 고스트라이터(ghostwriter), 때로는 기록자로 살아온 삶을 서문에서 적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 부속실장과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화려한 이력은 ‘한 시대를 정치권에서 살았지만 세상에 대한 통찰은 남다를 것 없이 그저 평범하다’ 는 한 줄로 겸손하게 갈음한다. 대통령의 복심, 말과 글의 관찰자에서부터 장편소설의 작가라는 반환점을 돌아왔다. 그리고 이제 독자들이 궁금해 마지않던 사람 윤태영 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별거 없는, 그러나 녹록치 않은 세상을 대하는 아재 ‘불출’ 씨의 다섯 가지 심쿵 마인드. 윤태영의 에세이 「아는 게 재주라서 미안합니다」 는 주인공 불출 씨를 통해 너무 달지도, 마냥 쓰지만은 않은 그의 인생을 알싸한 박하 맛으로 녹여내고 있다.

 

불출 씨는 소박하면서도 계산적이며, 우유부단하지만 인정 많은 사람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이며, 최고의 소심(小心)인 이기도 하다. 일관되게 살라는 사람들의 충고에는 “지금껏 우왕좌왕으로 인생을 일관되게 살아왔다” 며 자부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명언 만들기에 골몰하고, 문상 가는 길에서는 왕복 요금과 부의금을 남몰래 셈해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길 고양이에게 마음이 쓰이는 일이 ‘길들여진다는 것 혹은 익숙해진다는 것에는 그만큼의 기쁨과 슬픔이 뒤따른다는 것’ 이라 넌지시 일러준다. 거창한 아포리즘 대신 하찮음이 만든, 그러나 귀중한 일상을 한 줄 단문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삶을 엄격한 잣대로 가늠하지 않는다. 깊은 성찰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저자의 말처럼 ‘부족한 대로 이 세상을 버티어 준 존재’ 만으로 고마운 불출 씨이기 때문이다.

 

현관문은 닫혀 있고, 우유 투입구는 용접되어 있습니다.

바깥의 기척 탓인지 대문마다 긴장이 서려 있습니다.

발자국 소리에 놀란 강아지들만이 사납게 짖어댑니다.

그 시절의 냄새도 없고 그 시절의 대화도 없습니다.

사람을 마주치게 될까봐 오히려 두렵습니다.

웃음도 눈물도 싸움도 없는, 혼자만의 공간입니다. (옛날의 골목과 오늘의 계단 中)

 

고장 난 승강기덕에 10층 아파트 계단을 오르고 있는 불출 씨의 상념이다. 에피소드 한 편마다의 모든 문장은 단문을 사용했다. 한 문장이 한 줄을 넘지 않는다. 명확히 대비되는 사물은 모순된 세상을 드러내는데 충분하다. 담담한 묘사는 불출 씨의 외로움을 표현하는데 부족하지 않다. 단문의 힘이고 대구의 효과이다. 윤태영의 문체, 윤태영의 리듬이 주는 ‘아재미’ 는 그래서 더욱 담박하다. 저자는 불출 씨의 일상을 빌어 친절하게도 글쓰기 노하우를 설파하고 있는 것이다.

 

늘 새로운 다짐을 되풀이하지만 별반 나아지지 않는 일생, 여전히 살아갈 날들이 과제처럼 남은 중년의 단상, 특별히 잘 한 것도 특별히 못한 것도 없는, 나아진 것도 나빠진 것도 없다고 오늘을 자평하는 불출 씨에게서 우리네 삶을 넌지시 투영해본다. 불편한 다리를 가진 산책길 오리 한 마리, 주말농장 귀퉁이에 싹을 틔운 땅콩 꼬투리, 바쁘게 거리를 오가며 무리 짓는 사람들의 기특하고도 고만고만한 일상을 담은 불출 씨의 불출(不出)하지 않은 자기 고백. 보잘 것 없고 시시한 것들이 일궈내는 인생 2막의 오늘을 사는 모든 이들을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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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말하기 -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설득과 소통의 법칙
윤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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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참여정부에서 노무현의 복심으로 불리며 청와대 대변인, 연설기획비서관, 제1부속실장을 지낸 노무현의 사람이다. 저서 ‘대통령의 말하기’는 결국 노무현의 말하기인 셈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노무현대통령의 말을 빌어 지도자의 말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짚어주고 있다. “말을 잘하는 것과 말재주는 다른 것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말재주 수준이 아니고 사상의 표현이고 철학의 표현이다. 가치와 전략, 철학이 담긴 말을 쓸 줄 알아야 지도자가 되는 법이다” 이 책은 국가 최고 지도자였던 노무현대통령의 말을 따라가는 친절한 ‘말하기 노하우 비법서’ 이면서 ‘생각이 빈곤하면 말도 빈곤하다’ 는 논제를 증명하는 이야기 한편이기도 하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통령의 말하기 노하우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되고 있다.

1부 편법은 없다 에서는 확고한 소신의 힘과 솔직함이 주는 말의 힘을

2부 더 빨리 통하는 말은 따로 있다 에서는 말의 효율적 전달을 위한 비유와 수치의 활용, 역설을

3부 말로써 원하는 것을 얻는다 에서는 말에 힘을 더하는 반복과 패턴, 힘 있는 메시지, 논리 플러스 감성의 표현을 통한 완벽한 말하기를

4부 듣는 사람과 하나가 된다 에서는 말의 시작과 공감, 쉬운 언어를 통한 공감, 실패의 경험을 말하는 낮은 자세를

5부 생각이 곧 말이다 에서는 사색과 철학의 깊이에서 나오는 진정한 말하기의 노하우를 역설하고 있다.

 

5부에 걸친 23가지 말하기 노하우를 정리하면서 독자는 적잖이 실망을 할 수도 있다. 고급 어휘와 명품 표현법은 찾아볼 수 없다. 말을 잘 할 수 있는 쉬운 비법은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노무현대통령이 어떻게 소통하고자 했는지, 그 치열한 고민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한 철학과 사상을 되짚어 볼 수 있다. 5부 22장에 나오는 “연설문의 핵심은 표현이 아니고 콘텐츠에 있다” 는 말은 우리가 기억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한 마디 말과 명문, 유려한 연설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결국 “생각이 곧 말이다” 로 이 한권을 정리할 수 있다.

 

부록에는 2005년도에 신임사무관을 대상으로 했던 특강이 실려 있다. 저자가 보여주고자 한 노무현대통령의 ‘끼와 유머코드가 한껏 발현된’ 신임 사무관 특강에는 대통령의 말하기 비법 23가지가 맛깔나게 녹아 있다. 유쾌하고 명쾌한 말 뒤에 숨은 굳건한 가치관, 한 없이 낮추어도 원대한 그의 정치 철학을 한 편의 강연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전작 ‘기록’ 과 ‘바보, 산을 옮기다’ 에서 지근거리의 관찰자로서 바라본 노무현의 인간적 고뇌와 정치적 행보를 심리적으로 요원한 거리에 두려했다. 담담하고 건조한 문장을 따라 독자는 오히려 ‘인간 노무현’ 의 감성을 읽어 내렸다. ‘대통령의 말하기’에서 우리는 청중으로 바투 다가갈 수 있다. 유권자, 동포, 국민의 한 사람으로 소신과 노력으로 세운 ‘정치인 노무현’ 을 마주한다. 완벽한 연설을 위한 철저한 노력을 본다, 공감의 원칙을 통해 그의 세계관을 읽는다. 원대한 철학을 관통하는 ‘대통령의 말하기 노하우’를 한 권 책으로 만날 수 있는 독자는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이것은 노무현대통령이 곁에 두었던 윤태영이라는 사람 덕분이고, 그 인덕(人德)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조지 레이코프는 “언어는 그저 감정을 표현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언어는 그저 감정을 자극하거나 누그러뜨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한 사람의 삶에서나 한 나라의 생존에서 감정이 수행하는 역할을 바꿀 수도 있다” 고 말한 바 있다. 지금 우리는 어느 때보다 소통에 목마른 시대를 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상대와 공감하고 소통하는 진정한 말하기의 원칙을 담은 이론서이며, 그 말에 담을 생각의 힘을 되짚어보는 자기계발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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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말하기 -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설득과 소통의 법칙
윤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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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와 전략, 철학이 담긴 지도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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