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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달동 미술관
피지영.이양훈 지음 / 행복한작업실 / 2020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소설처럼 읽는 교양 미술 책이었는데
주인공과 함께 영달동 미술관을 찾아간 기분이 들었다.
교양 미술책이라고 설명하지 않는 이상
잔잔한 바닷가가 옆에 있는 어촌 마을을 상상하며 읽는
재밌는 소설책으로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설 안에 내포되어 있는 화가들의 그림과 함께
감상하면 나도 모르게 여러 가지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었다.
30살이 다 되도록 공무원 준비를 하던 주인공은
모든 걸 내려놓고 고향집으로 돌아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무기력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퇴근길에 문득 불이 켜진 공간에 이끌려
한 도슨트와 함께 그림 감상을 하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이 책의 제목과 똑같은 영달동 미술관이다.
줄곧 비어있던 이 공간이 상처받은 사람들을
이끌었고 그 안에 걸려있던 그림들이
나의 마음도 함께 보듬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영달동 미술관이라는 공간은 꼭 현실 세계에 있을 것만 같았고,
함께 그림을 보며 감상하는 것 같았다.
누구나 한 번쯤 상처를 받기도 하고
굳이 그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삭히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한 번 더 그 상처를 마주하고
직접 얘기하고 표현하는 것이 치유의 첫 번째 방법이기도 하다.
영달동 미술관의 벽에 걸린 그림들은 그렇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하게 되면서
치유의 첫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도와주었다.
영달동의 미술관처럼 언젠가 나의 주변에도 마음을 달래주는
그림들로 가득 찬 미술관이 생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