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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손글씨 - 한글 펜글씨 교본
큰그림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19년 9월
평점 :
나는 최근에 독서노트로 쓸 만한 떡메모지 몇 종류를 만들었다.
만든 주 목적은 말 그대로 메모인데
나는 최근에 내 글씨가 꽤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형된 걸 느꼈다.
물론 평소라면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는 글씨를 쓰지만
급하거나 대충 휘갈겨 썼을 때는 너무 알아보기 힘들다.
_ 심지어 글씨 크기도 제멋대로에 선이 없으면 쓰면서 점점 위로 상승한다.
만든 메모지를 홍보하려면 직접 써보는 모습을 찍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의 그림 계정에 올리는 게 가장 좋은데
내 글씨에 자신감이 떨어져서 소개할 때 펜글씨 폰트로 대체하기도 했다.
게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오래전에 장만한 만년필을
몇 년 만에 꺼내서 잉크를 충전하고 글씨를 써보려고 했다.
그렇게 고급 진 펜이 아니기 때문에 압력 조절에 상관없이
굵직굵직한 글자들이 적혔다.
전문가라면 분명 굵기가 일정해도
개성 넘치는 글씨를 쓸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의 글씨체를 교정하고
스타일 넘치는 글씨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말 손글씨라는 책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바로 정자체와 흘림체다.
정자체는 말 그대로 한글을 정확하고 또박또박 쓰는 글씨체인데
초등학교 저학년 때 글씨를 따라 쓰고 연습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로웠다.
흘림체는 정자체와는 다르게 손에 힘이 덜 들어가고
훨씬 멋스러워 보이는 글씨체다 보니
연필이나 샤프 대신 붓 펜과 볼펜을 사용해서 연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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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정자체는 글자 하나씩 따라 쓰는 연습을 먼저 한다.
간단한 자음+모음 구조부터
자음+모음+자음의 쓰기 복잡한 구조까지 따라 써볼 수 있다.
모든 글자가 있는 건 아니고 자주 나오는 글자나
글씨체를 파악하기 힘든 글자들 위주로 연습해 볼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단어를 따라 쓰고, 바탕 없이 쓰는 연습을 한다.
회색 가이드라인이 있을 때는 그 위에 얹기만 하면 돼서
크게 틀어지지 않는데 가이드라인 없이 글씨를 쓰면
조금은 다르게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도 조금만 더 연습해보면 금방 또박또박
예쁜 글씨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 편의 시를 따라 써볼 수 있는데
나는 그중에서 권태응 시인의 ’구름을 보고’라는
귀여운 시를 따라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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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는 가장 궁금했던 흘림체를 연습할 차례다.
나는 이 책의 정자체를 너무 열심히 연습하면
그 형태가 고착화되어서 흘림체를 연습하기가 버거워질 것 같아
정자체와 펜흘림체를 같이 연습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흘림체 또한 정자체를 익힐 때와 같이
글자, 단어, 문장의 순서로
글씨체를 익혀나갈 수 있다.
왠지 연필은 흘림체와 궁합이 맞지 않을 것 같아
붓 펜이나 볼펜 등으로 글씨를 써봤다.
특히 붓 펜의 궁합은 최고였다!
지금 가지고 있는 붓 펜은 한국화 밑그림 연습용으로 산 거라
굵기가 꽤 굵은 편이다.
그래서 굵기가 얇은 붓 펜으로 연습을 하면
멋들어진 흘림체를 재밌게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흘림체의 묘미는 아마 ‘ㄹ(리을)’이 아닐까 한다.
느낌 자체가 리을이 너무 적기 귀찮아
흐물흐물하게 흘려 적어버린 것 같다.
정자체 연습과 마찬가지로
흘림체 연습 또한 마지막에 시를 한 편 따라 쓰는 걸로 되어있지만
시를 따라 쓰기엔 아직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속담을 따라 쓰는 걸로 연습했다.
단 며칠을 연습했다고 글씨체가
완벽하게 교정되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에
적게나마 따라 쓰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
특히 글씨를 쓰고 있을 땐 내가 쓰는 거에만 집중하다 보니
생각을 비우기에 아주 좋은 것 같다.
책 자체가 누군가가 만들어낸 독특한 글씨를 따라 적는 게 아니라서
약간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나만의 개성 넘치는 글씨체를 만들기 위한
밑바탕이라고 생각하면 이 또한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나만의 손글씨로
멋들어진 글쓰기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