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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국가들 - 누가 세계의 지도와 국경을 결정하는가
조슈아 키팅 지음, 오수원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의 국력은 세계에서 뒤처지지 않고
해외에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물론 국력이 아직 약한 것은 세계 강대국들에게 이러지리
휘말리거나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소리를 잘 들어주지 않는 것으로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나는 해외여행에 큰 제약을 받은 적은 없다.
입국을 거부당하지도 않았고,
입국심사 중 억류되어 어찌 보면 무례하다고 할 정도의
강한 압박을 받아본 적도 없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면 해외여행 시 필요한
대한민국의 여권이 얼마나 중하고 다행인 것인지 알게 된다.
나에게는 당연한 권리지만, 누군가에겐 절대 그럴 수가 없다.
현재 세계지도는 큰 역동의 변화 끝에
거의 변하지 않는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여러 나라들이 강대국에게 식민 지배를 당하고 난 후
해방이 되거나 독립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배를 받았던 국경선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는 중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이념의 대립과 전쟁이 있었던 이후
남북 분단선을 기준으로 북한과 남한으로 나누어져
50년이 넘도록 국경선이 유지되는 중이다.
전쟁과 이념의 대립이 낳은 비극적인 현실이다.
하지만 이 국경선을 다시 정립하거나
통일로써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건 과연 쉬운 일일까.
책에 나온 몇몇의 나라를 보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한 강대국들의 조약들과 불공정한 거래들로
더더욱 깨기 힘든 장벽들이 되어가는 중이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식민 지배를 받거나
제3세계 국가로 유지하던 나라들은
저마다 독립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가 있었다.
소련이 해체하면서 여러 나라로 분리, 독립되었고
식민 지배에서 해방되면서 자발적인 통치체제와
국경선을 만들면서 세계적으로 '나라'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시기를 놓친 부족이나 연합들은
독립적인 나라로 인정받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아마 앞으로도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땅이 있고, 국민이 있고, 통치체제인 정부가 있다.
일반적인 국가는 위 세 가지 요소를 다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중 하나가 없거나, 세 가지 요소를 다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UN이 인정하는 회원국이 되려면 UN에 속한
나라들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이미 강대국의 연합체가 되어버린 UN에서는
선뜻 독립 국가들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_ 이유는 꽤나 유치했다.
독립 국가들을 인정해주면 그 외에 다른 독립 국가들도
자신들의 국가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할지도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독립 국가로 인정받는다고 해서
앞으로의 길이 꽃길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경제적인 기반이 약하거나 이미 오랫동안
강대국의 지원을 받고 있었던 곳은
완전한 독립을 했다고 할 수가 없었다.
_ 미국의 지원을 받아오는 지금의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
그러면서 발생하는 또 다른 갈등과 또 다른 분열 등
차라리 다른 나라의 통치를 받고 있던 때가
나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강대국이 전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마당에
지금 생겨나는 독립국가들이 강한 나라로
우뚝 서기는 지금의 내가 어마어마한 부자로
탈바꿈하는 것처럼 상당히 어려운 과업일 것이다.
땅은 무엇이고, 국민은 무엇이고, 정부는 무엇일까.
이 세 가지 요소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하는 책인
'보이지 않는 국가들'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나라에 속하지 않아도
전자 시민권을 발행해 주는 나라가 생겼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섬으로 된 나라가
물에 서서히 잠겨 땅이 사라진 나라가 생기는 중이며,
내전으로 인해 같은 민족에게 큰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차라리 모든 세계에 공평한 룰이 적용되는
단 하나의 나라가 생기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이미 경제적인 상황 차이가 심하고 서로 다른 민족들이
하나로 뭉친다는 건 상상도 할 수가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새로운 신생국가들이
세계에서 인정받으려는 도전은 계속될 것이고,
강대국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며
자신들의 입지를 지키려고 각고의 노력을 할 것이다.
물론 나의 입장에서는 신생국가들의 독립을 응원하는 바이다.
내가 속한 나라의 언어를 쓰고, 그 아래에서 보호를 받으며
세계를 여행하는 권리를 얻으며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나의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를 알기 때문이다.
책의 난이도는 조금 높고 주제도 낯설었지만
나의 지식의 영역이 조금이나마 확장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