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사는 여자들
바네사 몽포르 지음, 서경홍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



한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 전혀 알지 못하던 친구들을 만나

바뀌어 가는 과정은 얼마나 경이롭고 대단한지

이 책의 주인공인 마리나를 통해 알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은 마리나는 삶의 희망조차 사라져

스스로에게 쫓겨나듯 마드리드의 작은 집으로 이사를 왔다.

우연히 이끌리듯 들어온 꽃집은 _천사의 정원이라고 불린다.

이곳의 주인이자 신비한 매력을 풍기는 올리비아는

마리나에게 일자리를 주고, 그녀의 꿈을 찾으라는 알쏭달쏭 한 말을 남겼다.




그리고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비슷한 또래의

여자들과 친구가 되면서 마리나는 항해의 꿈을 키운다.

원래라면 항해는 단순히 남편의 것이었을 뿐이고,

그저 자신은 항해를 보조하는 역할밖에 하지 않았지만

마리나는 그와 보냈던 시간을 회상하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닫고 자신만의 항해를 하기 시작한다.






_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

마리나의 이야기에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었다.

40대의 아줌마였던 마리나와 친구들과는 다르게

나는 아직 20대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남자라는 그늘과 사회의 규정에

자기 스스로를 가둔 채 살아가는 여자의 모습은

나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올리비아는 계속해서 친구들에게 용기를 주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_ 나에게 하는 얘기처럼 느껴졌다.

나는 이들처럼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진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혹자는 운명적인 남자와의 사랑에서부터 자신을 찾는다고도 하고,

사회가 정한 여자의 운명을 파괴하는 데서부터 진정한 자신을 찾는다고도 한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책 속의 여자들과 꼭 친구가 되고 싶어졌다.

매일 천사의 정원에 들르며 평화로운 식물들 사이에서

꽃을 사는 여자들 중 한 명인 오로라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_ 오로라는 꽃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멋진 화가다 :)

세상은 바뀌고 있고, 우리는 여전히 사회와 싸우는 중이다.

여자들은 유리천장을 경험하고, 아이를 낳는 것과 동시에

경력이 단절되고 저임금의 단순노동자가 되어버린다.

꽃으로 비유되는 여자들이 나는 불편하다.

꽃은 단순히 꽃일 뿐, 나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것도 필요하며

나만의 공간을 가진 독자적인 존재가 되는 것도 필요하다.

오늘도 수고한 모든 여자들에게 맘에 드는 꽃을 선물해주고 싶다.









_ FROM

_ 내일은 나를 위한 꽃을 선물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