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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펄전의 우울증 -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스펄전의 실제적 권면
잭 에스와인 지음, 김안식 옮김 / 세움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스펄전의 우울증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스펄전이라는 인물보다는 우울증이라는 단어가 먼저 다가왔다. 우울증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TV 에서였다. 유명한 연예인이 우울증으로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육체의 질병이 아닌 정신적인 질병이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것이 참 무섭게 느껴졌다. 그때만 해도 우울증으로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간다는 것을 오픈해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감기같이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은 바로 병원에 찾아가 약도 먹고 쉬며 치료하고 회복하려고 하지만 마음의 병인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병을 숨기거나 병원에 가서 치료 받는 것을 꺼려 했던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은 주변에 우울증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꽤 많이 볼 수 있다.교회에서도 목회자 뿐만 아니라 많은 성도들이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또한 연예인들과 사람들이 우울증으로 삶을 마감한 경우도 종종 접하게 된다.그만큼 우울증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아주 가까이에 있는 질병이 되었다.
이 책은 스펄전 목사님의 설교 도중 일어난 화재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면서 시작된다. 태어난 쌍둥이 아이들도 아프면서 우울증을 앓게 된 스펄전 목사님은 성도들에게 본인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설교 중에 나누었다. 어떻게 그런 큰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나의 연약함을 누군가에게 고백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목사님과 같은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더욱 솔직하게 모든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솔직한 고백을 통해 믿음을 가지고 있어도 매일 하나님의 밀씀을 읽고 기도를 하는 목회자들에게도 우울증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세 챕터로 나눠져 있다.
1부: 우울증 이해하기
우울증에 대해서 막연히 알고 있던 나에게 이 챕터는 우울증이 정확히 어떠한 질병이고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자세히 서술하고 있어서 우울증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무력감’이라는 단어를 통해 우울증을 표현 하는 부분이 가장 와닿았다. 힘을 내고 싶지만 힘이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
나는 언제 무력감을 느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잠깐이었지만 나도 우울하고 힘들었던 때가 있었던 거 같다. 첫째 아이 사랑이를 임신하고 키우며 심한 입덧과 소양증이 있었고 , 예민한 사랑이가 자주 깨는 바람에(24개월까지 새벽에 많게는 7-8번 적어도 3-4번을 깼다) 출산 이후엔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남편도 갑자기 직장을 쉬게 되면서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 나에게 처한 상황이 물질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는데다 처음 해보는 육아까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남편과 주말 부부를 6개월 가까이 하며 혼자서 감당해야 했던 시간들!그때는 믿음도 깊지 않아 기도를 하거나 하나님께 의지하지 못했고 혼자 참거나 남편에게 많이 의지했었다. 감사하게도 그 시간은 길지 않았고 금방 회복되었다. 평소에 생각이 많은 편인데 여러가지로 힘드니 좋은 생각 보다는 부정적이고 나쁜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려운 상황에서 잘 될 거라는 희망을 바라보기 보다는 이러다 더 나빠지면 어쩌지 라는 두려움을 더 크게 느꼈다. 다행히 나와는 다르게 매우 긍정적인 남편은 힘든 상황에서도 나에게 한 번도 부정적인 말을 한 적이 없다. 만약에 나와 같은 모습 이었다면 우리 가정은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솔직한 상황들을 나누며 도움을 요청했다. 물론 아무나한테 얘기한 것은 아니다.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나누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우울증이 꼭 상황에서 의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기질적인 부분도 크다는 것이었다.
p. 47
우울증이 꼭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스펄전의 말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슬프다. 혹은 태어날 때부터 유독 우울한 기질이 눈에 띄는 사람도 있다.
내 주변에 사람들 중에서도 어렸을 때부터 그런 감정을 느꼈고 그때는 잘 몰랐다가 성인이 되어 그 감정이 우울증으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약을 먹고 치료를 하고 있지만 쉽게 나아지거나 온전히 회복 되지는 않았고 지금 그 여전히 고통 가운데 있다. 물론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약을 먹어야 하고 순간 순간 조절할 수 없는 감정들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사실 나는 오랜기간 깊은 우울증을 겪어 본 적이 없기에 오랜 시간 우울증 앓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잘 몰랐다. 상대방이 우울증을 알고 있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일반 사람들한테 해줄 만한 조언을 한 적도 있고 그런 상황인 걸 알지만 어떤 말이 그 사람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지 알지 못했다. 다음 챕터에서는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는 방법에 대해서 서술 하고 있다.
2부: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는 방법
P. 88
스펄전에 따르면 진부한 몇 마디의 말과 성급한 해결책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울증에 고통받는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소망 어린 말 한마디나 한 첩의 약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자신들의 슬픔을 터놓고 이야기 하며 위로를 얻기 위해서는 기나긴 과정이 필요하다. 손쉬운 접근법이나 경솔한 말이 일궈 낼 수 있는 일은 없다. 그저 수 없이 공감 해 준다 한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욬컨대, 우울증은 우리에게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며•••고통이 영원 속으로 깊이 파고들 때 오직 하나님만 그것을 제거하실 수 있다 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위로가 되었던 것은 예수님도 우울증을 앓으셨다는 사실이었다.
p.123
예수님께서 이러한 경험을 잘 아신다는 사실을 상기함이 우리에게 형언할 수 없는 위로가 됩니다.
p.124
개인적으로 저 또한 이를 경험했습니다.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던 때에 주 예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괴롭히는 모든 아픔을 체휼하신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이 저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인자와 같은 이가 우리와 함께 용광로와 같은 길에 동행하시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서 말씀에서 예수님은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분“이시요,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은즉 시험 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실 수 있는“분이시다라고 서술하고 있다.예수님의 이 공감은 우리 육체의 연약한 뿐만 아니라 정신적 우울증까지도 포함한다.
3부: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일상에서 필요한 것들
약속과 기도
기도는 약속을 붙들며 간구하는 것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간구하며 기도할 때 실제로 우리가 겪는 역경의 순간 속에 주님의 긍휼이 나타난다.
자연적인 도움(웃음, 차분한 시간, 평온한 휴양지, 약물 치료제,자극제, 강장제,균형잡힌 식사,강연 듣기,칼리니 효과)
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하라
슬픔 주는 유익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우울감을 겪었던 스펄전 목사님의 이야기는 동일한 아픔을 겪고 있는 자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
우울증을 겪거나 주변에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