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본인 이야기 1 - 전쟁과 바다 ㅣ 일본인 이야기 1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1월
평점 :
얼마 전 <일본의 굴레>를 읽으며, 바로 옆 나라인 일본의 역사에 대해 별로 아는게 없고 배운 것도 적은 걸 깨달아서, 좀더 책을 찾아보아야겠다했는데, 홍재우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이 책을 믿고 읽었습니다.
상투적인 예상과는 다른 일본 역사 또는 역사책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일본의 단순한 권력변화, 지배세력의 변화같은게 아니라, 1500년대 중반에서 1600년대 전반기, 우리나라로 치면, 임진왜란 발생전과 병자호란 시기에 해당하는 때에, 일본의 권력쟁투뿐만 아니라
상상 이상으로 활발하게 유럽과 만난 일본의 모습을 알게해주었습니다.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중반에 천주교를 중심으로 서양을 만나기 시작한 조선에 비해,
일본은 그보다 200년 앞선 16세기 중반부터 천주교(카톨릭)와 함께 각종 상품 교역을 통해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만나고, 17세기에는 카톨릭세력을 대체하여 프로테스탄트 세력인 네덜란드와 집중적으로 교류했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리고 16세기 중후반, 일본의 지배세력이 경쟁적 권력집단인 불교세력을 억누르려는 중에 카톨릭의 포교활동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주다가, 이제는 카톨릭 신도가 된 기층민중의 저항이 우려되는 수준까지 이르자 카톨릭 금지정책을 펼치며 엄청나게 탄압하여,
18세기말 19세기 중반까지 조선에서 수 차례 발생한 극심한 천주교 신자 순교사건처럼, 일본도 16세기 말과 17세기 중반에 그런 순교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온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특히 임진왜란때 일본의 주요 장수인 소서행장(고니시 유키나가)는 천주교 신자이고,
나중에 천주교 억압시기에는 종교적 신념을 지켜 할복자살을 거부하고 자진해서 도쿠가와 이에야스 진영에 체포되어 참수형을 선택했다는 일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책이 단순히 당시 천주교의 일본 진출만을 보여주는건 아닙니다.
15세기 후반 이후 이른바 대항해의 시대를 열며 유럽인들이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국과 일본이 있는 동아시아까지 정복과 교역을 병행하며 진출할 때,
일본 지배세력의 반응과 일본사회의 대응,
그 속에서 일본의 성장과 발전, 또는 반동과 퇴행 등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중국(명, 청)과 조선의 상황, 반응과 비교도 해주니,
일본 역사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역사를 세계사 속에서 조망해주게 도와줍니다.
일본이 19세기말과 20세기 초에, 이른바 "탈아입구" 정책을 채택한게 약 2~300년전의 경험이 있었기때문이지 않았나 짐작도 해봅니다.
이제 2권도 읽을텐데, 1권만으로도 추천합니다